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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ILINNOVATOR | 전과 다른 당신 - '부속지의 진화'
    엑셈 뉴스룸/PHILINNOVATOR 2021. 7. 21. 09:49

     

    기록 두 번째, 전과 다른 당신 - 부속지의 진화

    나 그리고 당신을 위한 ‘초연결 시대의 현자 되기’ 프로젝트! 21세기 혼란스러운 초연결 사회에서 중심을 잡고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내용들을 담아 돌아온 ‘필리노베이터’입니다. 이번 달에는 지난달에 소개한 것과 같이 모든 것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초연결 사회로 오기까지 우리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부속지의 진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부속지란 무엇일까요?

    부속지(appendage)란 유기체의 몸 밖으로 돌출되거나 연장된 몸의 일부를 말합니다. 이 부속지의 역할은 참 다양합니다. 우리가 다리를 사용하여 걷듯이 먼저는 이동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동물은 식물과 달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얻습니다. 따라서 먹잇감을 찾아 이동해야만 생존이 가능합니다. 에너지의 원천인 먹이는 육식일 수도 있고 채식일 수도 있고 잡식일 수도 있지만 동물들이 입을 연다고 저절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일생에서 잠자고 휴식하는 시간 외에는 부지런히 움직여서 먹잇감을 찾아야만 합니다.

    또한 부속지는 사냥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턱으로 물고 다리로 채서 다른 동물을 쓰러뜨리거나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격하거나 움직이지 못하도록 움켜쥐는 역할을 합니다. 즉 사냥하는 동물의 앞다리는 이빨과 함께 중요한 공격 무기가 되는 것이지요.

    팔, 날개, 다리 모두 부속지의 한 예입니다

     

    부속지의 진화 과정

    부속지가 진화해 온 과정에 대해 알기 위해서 먼저 절지동물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존하는 생물종의 80% 이상이 절지동물에 속합니다. 곤충, 거미, 갑각류 등이 포함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절지동물의 수는 약 90만 종으로 동물계 전체의 ¾ 이상을 차지합니다. 생명체의 대폭발이 일어난 시기가 캄브리아기인데 이때부터 등장한 생물종입니다. 절지동물들은 공통적으로 다리 부속지가 많지요. 진화의 단계상 양서류부터 4지동물이 출현합니다. 양서류는 바다의 물고기가 진화한 동물입니다. 4지동물의 앞다리는 물고기의 가슴지느러미 쌍이 진화한 것이고 뒷다리는 배지느러미 쌍이 진화한 것입니다. 즉 쌍을 이루는 지느러미가 사지류의 다리와 상동인 것이지요.

    사지는 처음부터 육상에서 몸통을 지지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물 위로 올라온 척추동물의 조상들이 헤엄을 치는데 필요한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등을 퇴화시켰고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사지(四肢)로 진화시킨 것입니다. 척추동물 중 어류를 제외하고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 육상에서 사는 대부분이 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육지 동물 중 뱀은 사지 전부를 잃었고 하늘로 올라간 조류는 2개를 잃었지요.

    바다거북이나 물개, 고래는 다리가 네 개인 동물이 바다로 돌아가 부속지가 육상동물과는 다르게 진화한 사례입니다. 이 동물들의 앞다리는 마치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같은 모습으로 진화하였는데요. 속에는 손가락뼈가 감춰져 있습니다.

    포유류의 세상이 펼쳐지다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충돌해 중생대가 막을 내리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소수의 포유류들만이 멸종한 공룡의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이들 동물 중 일부가 나무 위의 생활을 선택했습니다. 소행성 충돌 이후 지구가 핵겨울을 거치고 점차 따뜻해지면서 전지구가 우림으로 가득 찼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중생대 때 등장한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신생대 때에는 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번식에 성공합니다. 나무 위는 먹잇감이 될 열매들이 풍부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식물 주변에는 곤충과 벌레들이 우글거렸습니다. 또한 꽃과 열매를 맺는 속씨식물들은 옆으로 퍼지는 속성을 지녀 옆 나무로의 이동이 쉬웠습니다. 또한 포식자로부터의 안전한 피난처이기도 했습니다. 영장류의 조상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기에 충분했습니다.

    과거 지구가 우림으로 가득 찼던 시기, 나무는 포유류에게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숲에서의 생활을 위해 육지에서의 앞다리의 역할과 기능은 달라야만 했습니다. 먹이를 따고 입으로 옮기는 역할이 중요했고 땅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나뭇가지를 잡고 쥐는 힘이 중요했습니다. 앞서 “잡아서” 먹다의 기능에서 “잡고, 쥐고, 옮기는” 기능으로 진화한 것이지요. 점차 손의 역할이 섬세해져야만 했고 이런 섬세함은 먹잇감의 대상이 훨씬 광범위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나무 위에서의 평화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손과 팔

    인류의 무대가 되었던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점점 건조화되기 시작하면서, 사바나 지역은 나무 대신 풀이 무성한 환경으로 변해갔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또 다른 적응이 필요해지면서 우리 조상들은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하는 존재로 변해야 했습니다.

    인류 진화사의 가장 큰 도약이 시작된 것입니다. 손과 발의 역할이 완전히 분리되어 다리는 오래 걸을 수 있는 존재로 진화합니다. 사지동물로 치면 앞다리와 뒷다리의 가장 큰 용도는 이동입니다. 인류가 서서 걷게 되면서 앞다리, 즉 손과 팔은 이동의 임무에서 완전히 해방되었습니다. 자유로워진 손과 팔은 사냥이나 채집한 먹이를 나르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도구를 사용하거나 하는 새로운 용도로 이용됩니다. 이런 여러 용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0만 년 전에 처음으로 도구를 쓰는 인류의 조상인 호모하빌리스가 등장합니다. 이들이 쓰는 도구는 석영의 비중이 높은 규산염이란 단단한 돌이었습니다. 1959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올도바이 계곡에서 고고학자 리키가 발견한 화석은 석기와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이 화석에 ‘하빌리스’란 명칭을 붙였는데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란 의미입니다. 도구는 확장된 손과 팔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창과 활, 칼은 동물들이 무기로 쓰는 앞 발톱 또는 부리와 같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 쓰는 농기구는 말들이 땅을 헤집을 때 쓰는 앞발과 같습니다.

    이동을 위한 외부로의 부속지 확장,

    지금까지는 인간 본연의 부속지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외부로의 부속지 확장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인간 문명사에서 큰 영향을 미친 동물 하나가 바로 말입니다.

    말은 처음에는 사냥감일 뿐이었습니다. 유라시아 스탭 지역의 동물 유골에서 집단화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동물이 말입니다. 그만큼 개체 수도 많았고 인간 사냥의 주요 표적이었습니다. 말이 식량 외의 목적으로 쓰인 것은 이동의 수단이었습니다. 이동거리가 긴 목축이 생계수단인 유목민에게 말은 절대적으로 유용했습니다. 말의 효용가치가 식용에서 수송으로 바뀐 것도 이동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말은 낙타와 더불어 유라시아와 아라비아 아프리카의 스텝과 사막, 산길을 지나가는 여행로와 무역로에서 매우 중요하게 쓰이면서 구세계에서 사람과 자원과 사상과 기술의 전달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말이 없던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인간 짐꾼들이 상품을 지고 날랐습니다. 아즈텍족들은 23㎏의 짐을 하루에 21~28㎞ 운반하는데 그쳤습니다. 이것은 완전 무장하고 매일 110㎞를 진격했던 몽골 기마 군대의 수송력과 속도에 비할 바 안됩니다. 인간이 지상에서 가장 오래 달릴 수 있는 동물이지만, 가장 빠르게 원거리를 달릴 수 있는 네 발 동물인 말과 공진화했을 때 인간의 능력은 폭발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말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기원전 36000년 전 경에 흑해-카스피아의 농목축 문화가 말과 함께 동쪽으로 퍼져 나갑니다. 인도 유럽어족이 유럽으로의 디아스포라를 촉진케 했던 것도, 초원지대의 이동식 주거가 가능했던 것도, 스키타이 같은 유목민의 출현도, 아나톨리아의 히타이트 국가가 융성했던 것도, 아시리아족이 메소포타미아 지대를 휘어잡은 것도, 고대 이란인인 아케메네스 왕족이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한 것도, 로마 제국의 건설과 켈트족의 이동도, 카르타고의 로마 정벌도, 비잔틴 제국의 동진과 사산조 제국의 서진도, 동아시아 농경민족을 끊임없이 유린했던 흉노를 비롯한 초원인들도, 십자군 전쟁도 유럽을 초토화시켰던 몽골의 군대도 다 말을 이용했습니다. 말이 없었다면 21세기는 여전히 고대사회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의 세계사를 저술한 모토무타 료지는 단언합니다.

    우연이 낳은 새로운 부속지, 바퀴

    하지만 말과 공진화를 이루었던 인간은 아주 우연찮은 계기를 통해 서로의 공진화 관계를 접습니다. ‘말 인플루엔자(Equine influenza, horse flu)’ 사건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1872년 북아메리카에서 발병했던 시기가 가장 충격적인 사례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1872년 토론토에서 첫 사례가 나타난 후 3일 만에 그 도시에 모든 말에게 감염되었고 한 달도 안 되어 미국 전역에 퍼졌습니다. 치사율이 꽤 높아 발병된 말들은 움직이지를 못했습니다. 그 당시는 말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은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말이 멈추자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멈춘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말을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나왔고 그 결과가 자동차였던 것입니다.

    바퀴와 엔진, 자동차는 인류가 누리는 부속지를 급격히 높은 수준으로 상승시켰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헨리 포드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교통수단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더 빠른 말'이라는 답이 돌아왔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자동차가 뭔지 몰랐으니 당연한 답입니다. 말의 기원도 북아메리카이고 말의 쇠퇴를 가져온 것도 묘하게 북아메리카입니다. 이제 도심에서는 볼 일이 없고 굳이 보려면 경마장에서나 가능합니다.

    오늘날은 극도로 기계화된 말들, 즉 ‘쇠 말(iron horse-기관차)’, ‘말 없는 탈 것(horseless carriage-자동차)’, ‘날개 돋친 페가수스(winged Pegasus-비행기)’ 등이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시대입니다. 말의 시대, 6000년 역사의 마력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셈이지요. 인간의 부속지였던 뒷발은 말에서부터 시작해 바퀴로, 육지와 바다와 하늘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발의 확장된 셈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부속지, 정보기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도구는 인간의 손과 팔의 연장된 부속지입니다. 또한 이동 수단은 발이란 부속지의 확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은 그간 인간이 만든 부속지가 더욱 진화한 방향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각종 사고로 절단된 팔과 다리를 인공 팔과 인공 다리로 대체하는 방법은 매우 실용화가 진전된 분야입니다. 인간의 이동이 점점 자율주행 기술과 맞닿아 발전할 것이라는 것은 예측된 바가 크지만 이 또한 인간 이동 수단인 발의 진화입니다. 인간의 몸과 로봇이 결합한 형태도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반도체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메모리나 CPU를 떠올리거나 비트코인이나 게임 관련 산업에 많이 쓰이는 이미지 처리장치(GPU)가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열, 빛, 온도, 압력, 소리, 동작, 유량, 자기력, 단맛 쓴맛 감지기, 가스 농도 같은 신호의 물리적인 양을 감지하거나 변화량을 감시할 수 있는 반도체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자율주행차에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반도체 소자를 특별히 센서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쓰입니다. 열과 연기를 감지하는 화재 탐지기, 빛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끄고 켜지는 가로등, 혈압 측정기, 혈당 측정기, 심전도기 등등 일상의 생활 여건이나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많은 영역에서 센서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에도 센서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중력센서, 가속도 진동 센서, 자이로 센서, 터치 센서, 이미지 센서, GPS, 지문인식, 적외선 감지 등등 많습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자명종 시계, TV, 전자수첩, MP3 플레이어, 카메라, PMP, 계산기, 녹음기, 플래시, 게임기, 라디오, 만보기 등 다양한 기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 해결되고 있습니다.

    이젠 기술의 발전으로, 부속지가 손 끝에서 무한히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2007년 1월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우리의 생활양식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 발표장에서 아이폰을 프레젠테이션 했던 잡스조차도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 예측했을지 궁금합니다. 오죽하면 ‘포노(폰)’ + ‘사피엔스(인간)’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란 용어가 등장했을까요.

    원격으로 집 안 가스, 전력, 심지어 반려동물을 위한 홈 케어도 가능한 ‘IoT’의 사례만 보아도,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삶의 ‘공간’까지 통제 가능합니다. 그 범위는 점차 더 넓어지겠지요. 이처럼 우리 삶의 부속지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계속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의 진화에 힘입어 우리들의 삶은 계속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전과 다른 편안함을 제공할 것입니다.

    마치며

    다음 시간에는 마지막에 언급되었던 스마트폰에 이어서, ‘기억과 감각의 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속지의 진화가 도구적 측면이 강했다면, 그 부속지와 연결된 인류의 기억과 감각은 어떤 과정과 형태로 발전되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를 다룰 예정입니다.

    초연결 시대의 현자가 되는 그날까지, 필리노베이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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