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발
모두가 다들 곤히 잠든 토요일 새벽 4시 반, 내가 이 시간에 깨기는 생전 처음인 듯 싶다.
워크샾을 가기 위하여,
새벽5시까지 용산 역으로 모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지리산을 오르기 위하여,
난 감고 감기는 눈을 부릅뜨며 이불을 박찼다.
5시 10분전, 떨리는 마음으로 기차표를 손에 꼭 쥐고 다른 팀원들을 기다렸다. 제발 모두들 나오시길,,,,, 다행히 용산역 팀은 모두 참석!! (“5만원+점심쏘기” 라는 벌칙을 떠올렸다면 나올 수 밖에 없었겠지만^^; )
두 부장님께서도 광명역에서 탑승하셨다. 이번 워크샾의 가장 큰 위기였던 “출발”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KTX에 몸을 실은 채 두 시간여 달려 도착한 곳은 익산. 그곳에서 우리는 무궁화 호로 갈아타고 다시 한 시간여 달려 남원에 도착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울긋불긋 가을 전경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렜다. 남원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외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바로 인월이라는 곳이었다.
#고생길 시작
이쯤 되서 지리산길 지도를 펼치고~ 매동 마을에서부터 마을 행군 시작하기로!!
우리가 선택한 구간은 바로 1구간! 장장 11KM를 걸어야 한다는 부장님의 말씀에 얼마나 겁을 먹었던지,, 이제 그 시작점에 온 것인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마음은 두근두근~
그런데, 바로 이때 우리의 운명을 바꾼 사건이 발생하였다.
1구간의 시작점인 매동마을로 가기 위해 인심 좋으신 식당아주머니 차를 빌려 타고 룰루랄라 한참 신이 났는데 등산로를 2구간으로 바꾸라시는 아주머니의 말씀… 그곳 경치가 훨씬 좋고 볼 것 이 많다고,,, 우리는 기왕 온 김에 더 좋은 거 보고 가자는 생각에 바로 그렇게 일정을 바꾸었다. (그때부터 우리의 고생길은 시작 ㅜ.ㅜ)
무엇보다 상쾌한 공기와, 울긋불긋 물든 단풍들,,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지리산은 아름다웠다.
사진기로 그대로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사진도 찍고, 신기한 나무들도 만져보고, 새소리도 듣고, 하늘도 올려다 보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꺄르르 웃으며 초반 한 30분 정도는 행복했다. 그러나.. 우리 앞에 펼쳐진 길은 너무도 험한 산길.. 끝이 보이지 않는 좁고 험한 길이 우리를 맞이했다.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도 결국 낙오자가 되었다ㅜㅜ)
“부장님, 여기가 끝 맞죠?”
“저기 저 산 보이죠? 저 산을 넘어야 합니다. 자 힘을 냅시다!”
완. 전. 좌. 절.
우리의 말 수는 점점 줄어들고, 하늘을 보기는커녕 땅만 보고 걸었다. 대화는커녕 숨쉬기도 힘들었다. ‘이러다 진짜 죽는 거 아니야?’ 저질체력을 스스로 탓하면서 평소에 운동 좀 할걸 이란 후회로 머릿속은 가득했다.
“난 지금 태어난걸 참 감사해. 옛날 사람들은 매일 이렇게 산을 넘어 다녔을 거 아니야”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은경씨의 한마디였다.
부장님들께선 산을 정말 즐기시며 오르시는 것 같았다. 특히 이채학 부장님의 스피커는 정말
센스만점이었다. 많은 다른 등산객 분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신나는 노래를 함께 들으며
지루하지 않게 걷기에 딱 이었다.
최두식 부장님께선 아름다운 경치를 카메라에 담으시느라 여념이 없으셨다. 덕분에 작품사진들이 여럿 나왔다.
750m를 오르고 드디어 이제는 내리막길~
내려갈 때는 한층 덜 힘들었다. 서서히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은 가벼워지고 내려가는 길에 벽송사 라는 절에 들러 물도 마시고 절 앞 가게에서 지리산 특산품인 솔잎 막걸리와 고로쇠약주도 마셨다. 이미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지리산의 절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길 정말 잘 한 것 같아’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우리가 묵을 의중마을을 향했다. 이 마을이 지나면 이 마을 나오고 하는 게 재미있었다. 이제는 걷는 것에 익숙해 진 건지 하나도 힘이 들지 않았다. 부장님들께서 너무 잘 인도해 주셔서 안전하게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구멍가게하나 없는 마을의 민박집이라고만 들어서는 왠지 걱정이 앞섰다. ‘씻지도 못하면 어쩌지,,,’ 거기다가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나타난 108계단…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그래도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힘껏 올랐더니!!
이게 웬일인가 우리의 민박집이라고 도착한 곳은 생각했던 거랑은 완전히 다른 2층 팬션이었다. 세련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우리 집보다 딱 100배 좋은 곳!!
고생 끝에 낙이 오는구나…………….
기분 완전 up up!!
저녁식사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의 진수성찬, 전라도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유기농 반찬과 후덕한 아주머니의 인심에 배를 두드리며 저녁식사를 끝냈다.
“아 행복해!^^ ”
따뜻한 방안에서 모두 모여 앉아 2008년의 막바지에서 2009년을 맞이하며,,,
다짐과 계획을 잠시 생각한 후,
훌라와 고스톱의 세계로!!
고스톱을 처음 쳐본다던 은경씨는 이날 부장님으로부터 고스톱 “천재”라는 명예를 얻었다.
그렇게 지리산에서의 밤은 깊어만 가고,, 등산에 피곤했는지 다들 금새 잠이 들었다.
찜질방 같은 방에서 땀을 쪽 빼면서 잤더니 다음날 몸이 가뿐했다!
아침식사도 너무 맛있게 잘 먹고 민박집을 떠나는데 하루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의중마을 아침 공기는 참 상쾌했다.
# 워크샾을 마치며
모든 팀원들이 이틀 동안 함께하면서 산을 오르며 힘들 땐 서로 힘이 되어주고, 붙잡아 주고, 걱정해주고 업무를 떠나 다른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특별히 워크샾을 계획하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히 잘 챙겨주셨던 부장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리산길 여행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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