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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셈 기업문화/책 읽기 좋은 날, SyncClip

인간의 본성을 움직여라 - Herd

by EXEM 2010. 2. 23.




태초에 'Herd' 가 있었다

작가는 말 한다. 태초부터 인간에겐 ‘자유의지’ 가 아닌 ‘Herd’ 가 있었다고.. Herd란 군집동물 혹은 그 무리를 뜻한다. 그리고 수많은 무명씨들로 구성 된 우리 인간들 역시 Herd 이다. 지은이는 인간의 Herd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고 여겨지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왜 우리는 인간의 무리, 즉 Herd에 집중해야 하는가? Herd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 이다.

이 시대 최고의 마케팅 구루인 마크 얼스는 Herd를 통하여 기존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제안을 한다. 상품을 구입하는 개인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것 이다. 어떠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히트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기업은 그 소비의 대상이 될 개개인을 파악하고 조종하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더 이상, 기업이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광고, 혹은 홍보 전략을 곧이고대로 믿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구매 및 소비를 결정하려고 한다. 그들은 대기업의 퍼부어 대기 식의 광고에 불신을 가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소위 광고 ‘냄새’ 가 덜 나는 각종 이벤트나 프로모션의 뒤편에 존재하는 노림수까지 모두 간파하고 있다. 모두가 사용하고 모두가 참여 하는 것 보다는 조금 덜 알려진 것, 그리고 남들이 조금 덜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는 것이 흔히 말 하는 앞서가는 사람의 상징이 된 것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이러한 논리로 쉽게 생각 해 보자면 독특하고 싶은 개개인을 공략하는 것은 제법 괜찮은 마케팅 방법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심리에는 함정이 있다. 대중은 ‘개성’을 추구한다면서도 결국 유행을 좇고 마는 기묘한 군중심리를 지녔다. 주류에 편승 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만은 개성을 잃지 않겠다는 이중성. 이러한 대중을 상대로 한 최근의 마케팅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정과 전략이 필요하다. 마크 얼스는 인간본성에 존재하는 Herd 즉, 다른 이들에게 아주 쉽게 영향을 받는 군집동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오랜 시간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자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라 믿어왔다. 그리고 그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그 오랜 믿음에 대한 연구 결과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의식 활동으로 유인원과 인간을 구분 지으려는 연구는 시간이 흐를 수록 그들과 인간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증거만을 지속적으로 밝혀 낼 뿐이다. 그렇기에 마크 얼스는 더욱 인간의 본성인 Herd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단, 무리를 뜻 하는 Herd는 곧 대중행동을 의미한다. 개인의 개성을 중시 하는 듯 하지만 우리 인간은 스스로가 속한 집단의 대다수가 하는 선택과 행동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길은 안전하고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이라는 것이 유전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간은 다른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행사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들뿐 아니라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앞으로도 만날 일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이다. 사람들의 행동은 다른 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그것은 다시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에 의해, 다시 똑같은 사람들에게로. 의학과 과학의 발달은 이러한 인간의 군집적 속성에 대한 진리를 하나 둘 밝혀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유행, 혹은 흐름이라고 부르는 것 들은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무명씨들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들의 Herd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것은 누군가의 힘으로 조종 할 수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집단이 아닌 개인을 조종하려 하고 그 연결에 눈길을 돌리지 않았던 것이 바로 지금까지 완전에 가깝게 발달했다고 주장해 왔던 마케팅 전략이 수도 없이 실패한 이유일 것이다. Herd는 스스로 흐름을 선택하고 집단에 속한 개인들은 이것을 받아들인다. 인간은 끊임없이 주변의 환경과 행동들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중을 움직이고 지배하고 싶다면 그들의 집단인 Herd 자체에 영향을 주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설 네트워크 시스템(Social Network System) 이다. 트위터 등으로 대표되는이 소설 네트워크 시스템은 수많은 무명씨들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의 Herd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하루하루 증명 해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소설 네트워크를 통해서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환한다. 그 사이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추천과 비평을 주고 받는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정보를 눈 앞에 두고도 지인의 추천에 의해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소설 네트워크 시스템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움직인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슷한 취향과 흥미를 가진 Herd를 만들어내고 이들을 통해 대중이 움직인다. 이들의 연결 고리가 되어 주는 것은 신뢰와 신념이다. Herd속의 구성원들은 신뢰로 엮여 있다.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통된 의견에 쉽게 동의 할 수 있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신뢰관계 속에는 그들이 속한 집단의 공통 의식이 옳고 가치 있다는 신념이 존재한다. 신뢰를 가지고 모인 집단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신념. 이것은 바로 우리의 사회를 더 옳고 가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소설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확장, 발전되고 있다. 이 속에 깊이 침투하고 있는 Herd 라는 개념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 의 개념과 일치한다. ‘나’ 가 아닌 내가 속한 집단인 ‘우리’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새로운 원동력이라 일컬어지는 Herd에 우리는 조금 더 근접 해 있는지 모르겠다. 소설 네트워크 시스템을 시작으로 앞으로 Herd는 우리의 삶의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 힘은 나를 둘러 싼 모든 것에서 생겨나게 된다. 나를 포함한 우리 그 자체가 그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의 힘을 증명해 보인 Herd. 나를 둘러싼 우리의 힘을, 그리고 그 우리 속에서의 나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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