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당신을 위한 ‘초연결 시대 현자 되기’ 프로젝트! 21세기 혼란스러운 초연결 사회에서 중심을 잡고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내용들을 담아 돌아온 ‘필리노베이터’입니다. 이번 달에는 지난 ‘2차 인지혁명, 인간을 넘어선 기계 2편’에 이은 ‘포스트 인지혁명, 인간은 신을 꿈꾸는가?’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특별하지 않던 동물, 승리의 비결
인간 종이 처음 지구에 나타났을 때는 다른 동물들과 다를 바 없는 ‘특별하지 않은 동물’이었습니다. 특별할 게 없었던 동물 인간 종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유럽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이, 아프리카에선 현생 인류인 사피엔스가 나타나 살았고, 다른 인간 종들도 지구 전역에서 발생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인해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서 유럽과 유라시아 지역으로 점차 뻗어 나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피엔스와 조우했던 다른 인간 종들은 지구 상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사피엔스가 똑똑해져서 환경을 극복하고 다른 종과 먹이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는 설과 또 다른 하나는 사피엔스가 다른 인간 종을 학살하고 먹이로 포식했다는 설입니다. 어찌 됐든 확실한 사실은 다른 인간 종들에 비해 사피엔스 만의 어떤 월등한 능력으로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의 출현
인간의 인지능력은 동물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집니다. 인간은 약자로서 경쟁에서 승리하고 생존을 위해선 자신 만의 인지적 한계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며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섭니다. 이것이 가능케 된 원인을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인간의 ‘인지혁명’이라 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인지혁명’이 ‘뇌’의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언어로 구조화된 ‘의사소통 방식’에서 기인됐음을 이야기합니다. 인간만의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은 인간에게 무리의 협력적 정보의 수집과 집단적 해석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것이 다른 동물과 구별될 수 있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입니다. 이로서 인간은 매개된 세상의 많은 경험을 보편적 지식으로 수용하고 확산하며 유산으로 후대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최초 ‘인지혁명’은 인간의 '뇌' 발달에 의한 ‘지능과 언어, 경험 지식의 축적과 전달, 협력’의 능력의 발현이었습니다.
집단지성, 상상, 믿음, 협력의 능력을 얻다
인간의 ‘인지혁명’을 ‘혁명’이라고 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적 한계가 드라마틱하게 극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경험할 수 없거나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타인 또는 집단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직접 만나지 못했을 지라도 맹수의 무서움을 알 수 있었고, 불과 물의 위험과 이로움을 알 수 있었으며, 식물의 생장과 천체(Celestial body, 天體)와 자신의 삶 간의 관계 등 세상의 경험과 지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동물의 언어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은 것, 상상, 허구, 믿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 언어만의 특별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허구와 상상 그리고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인간만의 독특함 덕분에 인간의 무리에선 신화와 종교(주술)가 생겨났고 신분이 나뉘며 계급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신화와 종교를 믿으면서 동일한 목표를 위해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직접 보거나 만지거나 냄새 맡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는 사피엔스 뿐이다. 전설, 신화, 신,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전의 많은 동물과 인간 종이 “조심해! 사자야~”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인지혁명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 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
인간만의 독특함, 집단지성, 상상, 믿음, 협력의 능력은 인간의 인지 범위를 극적으로 넓혀 주었습니다. 인간의 인지적 독특함은 농업혁명과 과학혁명이라는 도약을 가져왔습니다. 인간은 농업혁명으로 국가라는 상상의 질서와 부의 개념을 알게 됐고, 과학혁명으론 세상 만물의 본질과 진리에 대해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과학혁명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며, 수십만 년간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의 지배를 받아온 인간은 생명공학과 인공지능(AI), 사이보그, 로봇 등의 ‘지적 설계’를 통해서 막스 테그마크(Max Tagmark)가 이야기한 ‘라이프3.0’, 불사불멸과 생명의 창조라는 '신'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 스스로 진화의 방향을 설계하다
인간은 진화해 왔고, 현재도 진화 중입니다. 최초 영장류부터 따지면 인간이 진화해 온 시간은 무려 약 6천만 년이나 됩니다. 그 시간 동안 인간은 신체의 에너지 대사 효율이 높아졌고, 사족보행에서 이족보행을 하게 됐으며, 굽었던 등은 펴지고 뇌의 크기도 커졌습니다. 이같이 인간의 진화는 생물학적, 유전적으로 긴 시간 동안 하드웨어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미약했지만 인지의 확장이라는 소프트웨어 차원의 진화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적어도 인지혁명 이전까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인지 능력이 드라마틱하게 확장되면서 그 양상은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엔 자연의 선택에 따라 생물적, 유전적으로 인간이 진화했다면, 현재 인간은 진화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적 진화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자신의 인지능력을 통해 국가, 사회, 제도와 질서, 문화, 경제체제, 문명, 과학기술과 같은 고차원적인 무형의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인지능력은 한 층 더 확장됐고, 도구를 다시 발전시키는 과정의 반복 속에서 인지능력은 한 차원 더 높아졌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인지적 혁명이 가져온 인간과 도구의 공진화입니다. 인간의 인지능력이 보다 나은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발달됐는지 아니면 보다 나은 도구가 인간의 인지능력을 발달시켰는지에 대해선 가설이 분분하지만, 현재 인간은 자연선택적 진화만을 따르지 않고, 도구를 발달시키며 그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진화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포스트 인지혁명, '초지능'과 '초연결'
20세기 중엽 이후, 컴퓨터의 출현과 디지털(인터넷) 혁명이 도래하면서 인간의 인지는 다시한번 극적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은 인간으로 하여금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많은 양의 정보를 얻고 처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과거의 인간은 단지 현상과 사실을 인지하고 오직 자신(or 집단)의 지성과 이성으로 추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간은 양자(Quantum), 원소와 물질, 지구환경, 기상현상, 인간과 동물의 감정, 생물적 대사, 신경 작용, 생물학적 유전(Heredity) 등 미시세계에서부터 거시세계 그리고 생물학적 메커니즘 등 우주의 모든 것들을 데이터로 분해해 디지털화된 정보로 본질을 바라보고 지식화하여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것은 컴퓨터가 발명되고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마 인간의 인지적 진화와 과학적 진보 그리고 기술의 발전 속도 측면에서 볼 때 과거 100년 전의 1년이 현대의 하루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정보를 처리해야만 정상적인 소통과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뇌’로선 이러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지능, 연산 능력, 추리 능력의 외주화에 의한 ‘초지능’을 선택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뇌’를 대신해 컴퓨터로 데이터와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지식화하여 필요할 때 꺼낼 수 있습니다. 또한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AI)을 통해 인간이 할 수 없는 연산과 추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간은 생물학적 ‘뇌’에 더해 외주화된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연산 능력과 추리 능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현재 ‘초지능’은 우리의 방과 사무실의 컴퓨터, 손안의 휴대폰, 자동차, 로봇, 기업과 정부의 서비스 형태로 우리 곁에 이미 와 있습니다.
싱귤래리티, 증강인간 출현의 예견
여러 학자들이 가까운 미래에 ‘뇌-인공지능 인터페이스(Brain-AI Interface)’와 로봇공학 기술을 통한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초지능’을 가진 ‘증강인간’이 나타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기술과 인공지능(AI)이 인간과 하나가 되는 순간, 즉 특이점(싱귤래리티, Singularity)의 시점을 대략 2040년이라 예견했습니다. 아마도 특이점 이후 기술은 인간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개념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술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래엔 그 정도가 더할 것입니다. 컴퓨터와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인간의 수명과 신체를 포함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다시한번 퀀텀점프(Quantum Jump)시키는 티핑포인트를 제공할 것이 분명합니다. 최초 인지혁명 이후 인간이 자연 선택적 지배에서 벗어나 지능과 도구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진화의 방향을 결정했 듯 미래엔 기술을 통해서 자신의 신체와 지능을 스스로 설계하며 진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엔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모호해질 것입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이야기와 같이 인간은 점점 기계처럼 될 것이고, 기계는 점점 인간처럼 될 것입니다. 또한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이 수십억 개의 DNS와 RNA를 재조합해 가상공간에서 백신의 효과를 시험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유리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AI)과 같은 인위적 비생명체의 지능이 인간을 영생불멸의 존재 신(神)의 길로 인도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우주와 생명의 창조주 ‘신’
우주는 빅뱅, 138억 년 전 무한히 작은 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초기 우주는 공간, 입자와 물질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질서로 가득 했습니다. 그리고 진화했습니다. 입자들은 빛이 되었고, 물질들은 재료가 되어 별과 구조(행성, 지구) 그리고 생명이 되었습니다. 과연 우주는 왜 만들어졌을까? 아직까지 인간은 우주가 만들어진 이유를 모릅니다. 아니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우주 탄생의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인간은 현재의 과학기술로 우주 탄생의 현상만을 어렴풋이 알아갈 뿐입니다. 인간은 우주의 탄생과 생명 출현의 원인과 이유를 알수 없기에 그것은 만물의 창조주인 ‘신’의 결정이었다고 이해할 수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신’을 꿈꾸는가
인간은 우주가 데이터와 그것들의 질서,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세상의 모든 현상이나 실체는 데이터가 알고리즘을 통해 어떻게 처리되는 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과학의 영역을 포함해 이데올로기, 정치, 사회, 경제, 감정, 지능, 생명과 같은 세상의 만물과 현상을 데이터로 치환하여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데이터로 우주를 해석한다는 것은 객관을 의미하며, 만물의 실체와 현상의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인간이 만물을 창조하고 현상을 주관하는 '신'의 능력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만물의 창조주와 같은 ‘신’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은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 혁명을 통해 서로 연결된 시간과 공간에 지배를 받지 않는 ‘초연결’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최근엔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우주로의 대항해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이 무한히 작은 점에서부터 공간을 만들고 물질과 힘(에너지) 그리고 법칙(질서)으로 세상과 생명을 창조했듯, 현재 인간은 '초연결' 세상에서 데이터라는 코드를 통해서 현실 세상과 연결된 또 다른 세상과 생명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신과 또 다른 창조주로서 인간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공진화하며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전학과 생명공학을 통해 지금까지 신의 영역이던 생물학적 생명마저 직접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인간은 초연결화, 초지능화, 초생명화를 통해 지금껏 지구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생명인 ‘디지털 생명체’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인간은 데이터로 만물의 근본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됨으로써 세상을 열고 질서를 부여하며 생명을 창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치 ‘신’이 그랬던 것처럼…
마치며
인간의 최초 인지혁명은 주어진 것이었고 자연 선택적인 결과였습니다. 인간의 드라마틱한 인지 도약은 지구상의 모든 종과의 경쟁에서 인간을 최종 승리자로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AI)의 결합이라는 인지도약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고 있습니다.
나의 능력이 순전한 생물학적 능력인지 아니면 외부와의 인터페이스에 의한 능력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세상, 가상의 세계와 실세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매트릭스 세상, 기계와 인간이 교류하고 공존하며 불사의 인간으로 인지 범위가 넓혀지는 세상 그리고 넓혀진 인지와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이 세상을 만들고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신'의 영역에 다가서는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간은 이미 신의 영역에 도전했고, 작은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더 많은 성공을 하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다음 단계는 정녕 '신'이 되는 것일까...
※ 본 글의 내용은 작성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며 다소 동의할 수 없는 독자분들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획 및 글 | 사업관리팀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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