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인터뷰 주인공은 APM 사업본부의 새로운 얼굴, 류길현 본부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분이시죠. 티맥스소프트 재직 당시 ‘KBS 희망릴레이 챔피언’이란 방송 출연 이후, 정말 오랜만에 엑셈인으로 엑셈 뉴스레터와 함께 등장하셨습니다. 궁금합니다. 본부장님의 IT 내공은 어느 정도 인가요.
Q: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APM 사업본부의 류길현 입니다. 전라남도 고흥군 거금도 깡촌 섬마을에서 태어나서, 전자공학과의 차선으로 선택한 컴퓨터공학과에서 IT를 시작한 후, 어느덧 업계에 20년차네요. 30대를 오롯이 바친 티맥스소프트를 거쳐, 최근에 엑셈에 합류한 쌍둥이 아빠입니다.
Q: 나의 어린 시절, 20대
아버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뜯어고치고, 조립하고, 땜질하는 일을 좋아했어요. 라디오를 일부로 박살내서 고쳐보기도 하고, 그러다 잘 안돼서 아버지께 달려가면 뚝딱 고쳐주시곤 하셨죠.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전자공학과를 선택했지만 시험운이 따라주지 않아 차선으로 선택한 게 컴퓨터공학, 당시는 전자계산학이었죠.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시골에서 육남매중 막내로 태어났어요. 저희 시골에선 제가 자수성가한 아들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컴퓨터학과에 들어와 보니, 날고 기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 거에요. 남한테 뒤지는 걸 못 참는 제 성격에 적응이 쉽지 않았어요. 1학년 1학기를 얼렁뚱땅 보내고, 2학기가 시작되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선택한 게 ‘날고 기는 친구들한테 배우자’ 였습니다. 코볼, 포트란, 어셈블리 등 랭귀지에 재간이 있는 동기들 8명을 모아서 제가 직접 CALL(Computer All Language Lift)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마스터했습니다. 2학년부터는 4.2 만점에 3.9 이상 평균학점을 유지했고, 졸업할 때까지 계속 장학금을 받았어요. 첫 학기 등록금을 큰 형과 큰 누나에게 지원받은 후로 학비와 생활비 일체를 스스로 충당했죠. 그래서 20대 하면 동아리 활동과 함께했던 친구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CALL 멤버들하고는 지금도 종종 만나 맥주 한 잔 기울이곤 합니다.
Q: IT 환경의 변화와 30대, 그리고 현재
20대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30대에는 뭣도 모르고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미친듯이 일에만 올인했어요. 학교에 있다 회사에 들어갔을 때, 당시 우리나라도 한참 성장가도에 있었고, 맞물려 IT 아키텍처도 나름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어요.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WEB-WAS-DB의 3-tier 환경이 등장했고 Web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권의 경우 Web의 발달과 함께 인터넷뱅킹이란 용어가 생기게 된 토대가 형성된 거죠. 제가 연구소에서 처음 지원한 프로젝트가 증권사에 3-tier 환경을 최초 적용하는 차세대 프로젝트였어요. 당시 일주일을 통틀어 10시간을 자면서 그야말로 ‘빡세게’ 개발만 했던 것 같아요. 6년 가까이 C언어와 관련된 개발은 실컷 해봤습니다. 학생 때는 코볼, 어셈블리, 파스칼, 델파이 등의 프로그래밍 기회가 많았다면, 막상 회사에 와 보니 기간계, 계정계를 비롯한 핵심 업무는 주로 C언어로 개발돼 있었어요. 웹에선 이제 막 자바 기반으로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였구요. 운 좋게도 좀 전에 말한 3-tier 환경에서 자바 언어로 개발을 시작한 첫 사례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시스템 성능관리 솔루션들이 그 때도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랬으면 장애 원인을 찾는다고 밤을 새거나 하는 고생은 덜했을 텐데 하고 말이죠. 그래서 이런 엑셈과 같은 성능관리 솔루션에 더욱 메리트를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후 일 많기로 소문난 티맥스소프트에 들어가 OS 빼곤 안 해본 거 없이 10년 동안 일에만 매달려왔네요. APM 사업팀을 이끌면서 한 때 ‘시스마스터’ 레퍼런스가 300여개 가까이 유지됐으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젝트가 많을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20-30대의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어떤 일에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막연히 40대쯤 되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막상 40대가 되고 보니 저의 용기보다 가장으로써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오네요.
Q: 엑셈과의 인연
한 회사에 10년 이상 있다 보니 더 이상 제가 어느 분야에서 어떤 공헌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엑셈의 인터맥스가 맥스게이지 처럼 완성도가 높고 시장에 잘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면 아마 전 엑셈에 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엑셈에 온 이유는 제가 할 일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내 APM 시장은 제니퍼소프트가 잠식하고 있는 거의 포화 상태 입니다. 인터맥스 세일즈의 목표를 WAS 모니터링으로 국한해서 제니퍼소프트를 타겟으로 접근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인터맥스의 선택이 쉽지 않을 거에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인터맥스의 강점을 살리는 겁니다. 엑셈의 강점은 DB이죠. 타 제품이 보여줄 수 없는 DB 성능지표를 WAS와 연계해서 뎁스있게 보여주는 것, 나아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및 대형제조사에 지원한 바와 같이 End-to-End(거래추적) 관점의 커스터마이징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보는 거죠. 능력있고 훌륭한 연구원들이 많아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Q: 외부에서 비춰진 엑셈와 내부에서 바라본 엑셈은 어떻게 다른가요.
엑셈은 티맥스소프트에 있을 때부터 시스마스터 경쟁 제품인 인터맥스의 제조사로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들이 엑셈에 입사하기도 했으니까요.(웃음) 외부에서 본 엑셈은 맥스게이지라는 막강 제품으로 네임벨류를 키운 회사로, 조직문화에 강점을 지닌 회사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교육, 마케팅을 잘 해온 젊고 즐거운 이미지의 회사랄까요. 입사해서 본 엑셈도 비슷해요. 다만, 사장님의 직원들에 대한 오픈 마인드는 생각보다 여실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임원들한테 조차도 숫자 즉 실적에 대한 압박을 주지 않으세요. 그때그때 이슈에 대한 대응과 개선 방향을 요구 받죠. 계획에 올인하지 않는다는 사장님의 경영 이념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장기 Plan 보다는 단기 Prototype을 도입한 프리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조직 경영이 엑셈 내부에서 본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WS로 전환하는 예상 고객에 대한
대응도 병행
Q: APM 시장의 방향성
일단 국내와 해외가 명확히 나눠집니다. 국내는 BTM(Business Transaction Management), 즉 거래추적 사업을 강화한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인터맥스와 함께 WAS 사업을 주도하는 제니퍼소프트와 거래추적 사업을 주도하는 다봄소프트를 고려하고 있어요. 제가 엑셈에 입사결정이 되고, 티맥스소프트에서 상사였던 현 다봄소프트의 부사장님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말씀을 덧붙여 주셨죠.(웃음)
반대로 해외는 고객사별 커스터마이징 지원이 쉽지 않습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어서 어느 사이트에서라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딜리버리 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특히 해외 시장은 클라우드 환경의 SaaS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Hadoop 기반의 APM 솔루션 및 클라우드 형 인터맥스를 준비해서 AWS로 전환하는 예상 고객에 대한 대응 준비도 병행하고자 합니다.
DB와 거래추적에 강점을 가지고
레퍼런스 확보
Q: APM 사업본부를 이끄는 각오
매출 신장에 대한 장담 보다는 레퍼런스 확보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맥스가 3-4년에 걸쳐 쌓아온 사이트가 110개 정도 됩니다. 추가로 1년에 70-80개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매출 신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국내와 별개로 해외 시장에서도 모범 레퍼런스의 확보는 중요합니다. 해외에서도 역시 레퍼런스 선점을 위해 초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최근에 개발 연구원들이 바뀌고 제품 아키텍처에도 변화를 주면서 다소 혼란스런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현재는 2주 앞으로 다가온 인터맥스 5.2 코드 프리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테스트 중이고 하루에 50-60개 이상의 버그가 지속 수정되는 거 보면 준비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4분기는 굉장히 바쁠 것 같습니다. 저희 사업본부에 새로운 친구들도 합류되고, 앞서 말씀드릴 바와 같이 DB와 거래추적에 강점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어필해 나가면서 많은 일들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Q: 관심사
솔직히 없네요. 일 밖에 모르고 지내오는 동안 다른 쪽으로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내와 딸들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큰딸이 중학교 2학년이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쌍둥이 딸들이 있어요. 딸 셋 부자 아빠입니다. 평일에 아이들 돌 볼 시간이 없어서 주말이면 쌍둥이에게 올인하고 있습니다. 참! 운동을 좋아하고 잘 하는 편입니다. 사내 운동 모임이 있으면 동참의사도 있습니다.
Q: 어떤 때 가장 행복하세요.
아내가 기분 좋을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웃음) 가정이 화목해야 밖에 일도 잘 풀리고. 쌍둥이 태어났을 땐 하나 키우기도 힘든 아이들 둘을 데리고 혼자 시름하며 힘들다는 내색 없이 바쁜 저를 많이 이해해줬어요. 제가 사회생활 하면서 빠르게 인정받고 자신감 있게 일할 수 있었던 건 아내의 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분 좋게 해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해요. 특별한 이벤트를 했다기 보다, 예전에 티맥스소프트에 있을 때, ‘KBS 희망릴레이 챔피언’이란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일과 함께 삶에서 행복을 일군 사람들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에 8분 분량으로 출연했는데, 8분 분량에도 2박 3일을 촬영하더군요.(웃음) 당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했는데, 방송을 보고서 아내가 뭉클해했어요. 아내에 대한 외조는 특별한 건 없구요. 마른 안주에 맥주 한잔 하면서 무조건 아내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마른안주가 끊길 새가 없네요.
Q: 꿈
오랫동안 그린 꿈과 닮은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엑셈처럼 큰 기업까진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을 보면서 IT 기업이란 이런 회사였음 좋겠다 라고 꿈꿨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은 거죠.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표겠지만 그저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장사가 아니라 돈도 벌면서 돈 이상의 가치와 사람을 함께 버는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좋은 선후배들과 뜻을 모아 작게 시작하겠지만, 제가 꿈꾸는 회사는 고객의 채워지지 않는 Needs와 Wants를 채워주는 것,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행복해 하고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터전을 마련하는 게 저에 꿈입니다.(웃음)
한편, 가정 내에서는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잘 성장하여 자립할 때까지 부모로써 책임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후는 아내와 노후를 대비하면서 맥주 한 잔의 소통을 통한 소박하고도 행복한 일상을 이어가고 싶구요.
엔지니어로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지금 이 모든 환경이 얼마나 좋은 지 서로 공감해요
Q: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얼굴을 볼 수 없네요. 입사한 지 어느 덧 한 달이 지나도록 팀원들이 다 같이 모여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고객사 지원으로 쉴 새 없이 바쁜 팀원들을 일일이 오가라고 할 수도 없으니 말이죠. 그래서 제가 고객사로 찾아가서 얼굴들은 익히고 왔습니다. 인터맥스 5.2 릴리즈 후엔 얼굴 볼 정도의 여유는 생기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매니저는 오더를 내리고 팀원은 업무를 수행하는 게 다는 아니잖아요. 서로 얼굴보고 어려운 일은 보듬어 주고, 공감대도 맞아야 조직 생활이 재미있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부장으로써 팀원들에게 일에 확신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떤 면에서든 노력할 겁니다. 또한 이렇게 좋은 환경의 회사에서 훌륭한 엔지니어로서 기술을 습득하고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개발을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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