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나의 매력
특별함이 없는 게 제 매력인 것 같아요. 어떤 부분 때문에 사람을 좋아했는데, 그 부분이 없어지면 매력도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게 낫다 싶어요. ^^ 장점이라면 웃으면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성능 컨설팅을 마치고 결과 발표를 하면 제가 실수를 하든 어떻든 분위기가 좋게 끝납니다. 웃으면서 마무리 되요.
Q: 학창시절
정말 원 없이 놀았어요. 학창시절에 못다한 공부를 회사 와서 8년 째 하고 있네요. ^^ 제가 충남 논산 출신인데, 지방에서도 어머님 교육열이 보통 아니셨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7개를 다녔어요. 어머님이 정해놓은 스케줄대로 빡빡하게 살았는데 어린 마음에 그게 굉장히 싫었어요. 나름 기대에 부응해서 초등학교 때는 전교 1등에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도 항상 상을 받아오니 삼형제 중에 기대도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중학교 때는 좀 더 큰 물에서 공부하라는 뜻으로 대전으로 유학?을 보내셨고, 그게 문제의 발단입니다. ^^ 누나, 저, 동생 이렇게 셋만 올라왔는데, 질풍노도의 시기에 부모님의 통제에서 벗어났으니 얼마나 자유로웠겠어요. 세상엔 정말 재미있는 게 많다는 걸 알았죠. 농구하고 영화 보고, 보내 주신 용돈으로 열심히 놀았습니다. 대학교는 이과생이 갑자기 예술을 하고 싶다며 멀티미디어 학과에 지원했는데, 즉흥적 판단은 역시나 후회를 남겼습니다. 촬영과 영상 편집을 주로 하는 이쪽 계통 일이 저랑은 너무 안 맞았어요.
학과 수업 중에, 플래시 스크립트 강좌를 들었는데, 액션스크립트라는 고유 언어에 의해 풍부한 그래픽 효과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이 수업이 어렵다는데 전 하나도 어렵지 않은 거죠. 제가 짠 대로 결과물이 나오는 게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교수님이 따로 불러서, 네 적성엔 이쪽 분야가 더 맞는 것 같다며 추천을 하시더군요. 이게 계기가 되어 프로그램 학원을 다니면서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
또 한 계기로 Oracle을 접하면서 엑셈에 지원했는데, 기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심도 있는 책을 읽고 발표해야 하는 엑셈 면접은 저에게 힘든 도전이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 출신의 아내가, 그때는 여자친구였네요. 면접 발표자료 만드는데 굉장히 도움을 주고, 논리적인 설명까지 덧붙여서 절 이해시켰어요. 아내 덕에 잘 풀린 걸까요. 회사에 입사하고 부족한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다시 갔고, DB 성능 컨설턴트로 직무를 전환하면서 현재까지 공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Q: 직무 전환, 개발자->DB 성능 컨설턴트
계기라기 보다, 제 꿈이 이거였어요. 입사하고 주위 분들의 설득으로 개발을 하게 됐지만, 한 켠에 미련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성격상 원하는 걸 반드시 해야 하는 사람이라, 더 늦기 전에 컨설팅을 하고 싶었습니다. 수 년간 개발을 하다 보니 옮기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개발팀에서의 경력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분명해요. 개발의 목적이 제품 안정화라면, 컨설팅은 성능 안정화 입니다. 방법만 다를 뿐, 결국 IT 맥락은 같다고 봅니다.
전 이 일이 참 좋아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어디를 가나 성능 문제는 있고, 답답한 부분을 캐치해서 이야기 하면 다들 너무 좋아합니다. 일명 만능 해결사 같아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다 다릅니다. A 고객사에서 A처럼 했다고, B 고객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하면 담당자를 만족시킬 수 없어요. 고객사마다 담당자가 원하는 게 다르기에, 그 사람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간파해서 하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게 고객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센스가 필요한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컨설팅팀에 있다 보니 노하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Q: 현재 과제, 그리고 목표
컨설팅팀으로 이동하고 가장 많이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문서 작성 및 보고 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하는 것 보다 글을 쓰고 발표 자료를 아름답게 꾸미는 게 더 힘든 작업인 거 같아요. 올해 개인적인 이슈 중에 하나로, 튜닝 방법론 도서 집필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동 집필이고, 팀장님께서 많이 이끌어 주셨지만, 글로써 논리적이면서 쉽게 생각을 전달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작한 게 소설책 읽기에요. 일단 조금씩 글과 친해져야겠다 생각했고, 다만 습관으로 자리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
앞으로 이 업종으로 일하면서 목표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객이 좋아하는 DB 성능 컨설턴트가 되자! 말에서 신뢰감을 주자! 나를 낮추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내가 필요한 걸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게 바로 고수라고 생각합니다.
Q: 관심거리, 뉴스레터 애독자에게 전하는 팁
제가 부족한 게 또 발표 능력인데요. 아무래도 잘하는 것 보다 부족한 부분에 관심이 생깁니다. 발표에 자신감 좀 기르고자 스피치 학원에도 두 달 정도 다녔는데, 결론적으로는 굉장히 도움 받았습니다. 전 실수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건 말건 전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그래, 실수할 수도 있구나 라고 인정한 게 스스로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고, 하루에 3시간 진행을 합니다. 5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주제에 대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는 거에요. 자신감뿐만 아니라, 시선처리, 손 동작, 말의 속도, 억양 등 발표 매너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앞에 나서는 거 자체가 두려운 분들은 큰 도움 받으실 거에요. 전 열심히 해야지를 생각 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게 될까를 고민합니다. 스스로 흥미가 붙으면 나머진 자연히 되더라구요.
Q: 컨설팅 사례
컨설팅 시작하고 초창기에 K 공공기관에 유지보수 지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명목상 하는 지원에 담당자들이 저한테 관심도 없었고, 특별히 무언가를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보니 모니터링 화면을 통해 보이는 성능 이슈가 너무 많은 거에요. 모든 트랜잭션에 대한 처리 과정이 색깔 별로 나오는데, 이건 90% 가까이 적색 신호였습니다. 상황이 보이니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고, 개선을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음에도 DB 담당자 반응이 시큰둥했어요. 그러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났을까, 그때 제기했던 문제가 터진 거에요. 이슈가 되다 보니 부장님께서 직접 찾아와서 지시를 하셨습니다. 그 동안 제가 해 놓은 걸 오픈했고, 성능 개션율은 100% 이상으로 모두를 만족시켰습니다. 1시간 걸리던 배치작업을 15만에 끝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입지가 바뀌었어요. ^^ 그리고 나서 1년 후에 고객사에서 저한테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신규 프로젝트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당시 하고 있었던 다른 일로 참여는 못했지만, 뿌듯한 첫 성공사례로 기억됩니다.
Q: 스트레스 해소
예전에는 패밀리레스토랑에 혼자 가서 4접시를 시켜 놓고 먹은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세상엔 이렇게 맛있는 것도 많은데.. 하면서 말이죠. ^^ 진짜 스트레스 받으면 주절주절 설명하기도 싫을 때가 있어요. 혼자 먹는 걸로 푸는 편입니다. 이제는 그렇게 못합니다. 4접시나 시킬 만큼 용돈이 많지 않네요.
Q: 꿈!
엑셈에 입사하고 8년 동안 굉장히 타이트하게 자신을 압박 했어요. 일과 공부를 병행했고, 이 와중에 결혼도 했고, 직무 전환도 했네요. 전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 일을 벌리고, 몸을 혹사 시킬 때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제 꿈은 여유로운 삶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 입니다. 여기서 여유는 시간적, 경제적, 육체적 여유 전부를 말합니다. 더도 말고 50대가 되면 꼭 그런 상태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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