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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Cinema | 마션(The Martian, 2015)

정보/Tech in Cinema 2019.04.10 14:56




영화 <마션(The Martian, 2015)>

 

인류 독존(獨存)을 노래하는 희망 찬가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네 번째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The Martian, 2015)>입니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로 화성은 늘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많은 SF소설과 SF영화가 화성이나 화성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지구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하기 위해 화성(인)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마션>이 화성(인)을 다루는 방식은 이전의 픽션들과는 사뭇 달라서 흥미롭습니다.

 

 

#1. 화성인이 된 지구인 

 이 영화의 제목 '마션'은 영단어 'Martian'을 소리 나는 대로 한글 표기한 것으로 '화성인', '화성의, 화성에서 온'이라는 뜻입니다. '마션'은 짧은 2음절 단어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제목을 곱씹어보니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하기야 어느 누가 영화 제목을 대충 지을까요? 영화 포스터의 스틸 이미지와 함께 박히는 제목은 하나의 영화를 위한 초상화나 다름없습니다.

 

 

 각설하고, 팀 버튼 감독의 <화성 침공(Mars Attacks!, 1996)>에 등장하는 화성 출신 외계인처럼, 그동안 많은 SF영화에서 화성은 지구의 인간처럼 고등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으로 묘사되었습니다. 화성인들은 주로 지구를 침략하는 외부의 적으로 등장했죠. 즉, 영화 <마션>이 나오기 전까지 '마션(martian)'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화성인'의 실체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마션>은 여태껏 굳어져 있었던 '화성인 = 외계인'의 등식을 부정하는 영화입니다. '화성인'도 지구의 인간인 것입니다. 그 최초의 화성인이 바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입니다. 화성인은 미래의 인류가 됩니다. 

 

 

 이처럼 영화 <마션>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화성인에 대한 통념을 전복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영화 <마션>의 이야기 밑바닥에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인류의 첫 발을 내디뎠듯, 언젠가 인류가 화성 탐사에도 성공해 어쩌면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극 중에서 마크 와트니가 기록용 카메라에 대고 유머스럽게 내뱉는 "In your face, Neil Armstrong(닐 암스트롱, 제가 당신보다 낫다니까요.)"라는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합니다. '인류가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라고 웅변하는 영화 <마션>은 그야말로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 독존(獨存)을 노래하는 희망 찬가입니다.

 

 

 <마션>도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해피 엔딩이 예약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범주에 포함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크 와트니가 온갖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지구로 생환하는 데 성공한다'는 뻔한 결말을 다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하며, 영화를 보는 셈이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을 가진 영화라면, 그 결말에 당도하는 여정의 중요성은 더더욱 커집니다. 과정의 지루함을 없애고, 관객의 집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채택한 전략은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 와트니의 독무대를 한껏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식물학자인 마크는 화성인(!) 최초로 경작에 성공, 감자를 수확해 먹으며 생명을 유지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마크의 긍정 에너지는 허허한 화성의 사막을 가득 채우고, 우주 공간을 통과해 지구까지 전파됩니다. 영민하게 활용되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은 고독한 화성 생존기를 써내려 가는 마크의 바로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해줍니다.

 

 

#2.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그리고 <마션(2015)>

 

 

 영화 <마션>을 본 후, 같은 SF 장르인 데다 결말까지 비슷한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영화 모두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주로 나간 인간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세 영화의 서브플롯, 형식미, 메시지는 각기 다릅니다. <그래비티>는 개인의 실존을, <인터스텔라>는 가족의 생존을, <마션>은 인류의 독존을, 우주에 던져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래비티>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인터스텔라>는 뿌리 깊은 인간의 고독감을 경감시켜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고 <마션>은 절대 고독마저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인류애의 위대함을 보여줍니다. 세 영화는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미래 기술 못지않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것입니다. 때로 방향을 잃고 헤매더라도 기술과 영화가 가리켜야 할 북극점은 결국 사람이니까요.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