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시의 데이트 주인공은 폭염이 쏟아지는 찌는듯한 날씨에도 흰 와이셔츠와 넥타이, 블랙 수트를 내려놓을 수 없는 남자, 류태혁 영업대표 입니다. 평소 듣기 힘들었던 냉정과 열정 사이의 진솔한 이야기들 지금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엑셈 영업대표 류태혁 입니다.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 첫인상이 강하다고 들었어요. 후배들도 무섭다고 하고. 저 알고 보면 전혀 무서운 사람 아닌데, 인상 때문인지 말투 때문인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안 무서운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내면이 따뜻한 영업맨, 류태혁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사내 분위기는 엑셈의 최고 강점입니다.
늘 일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엑셈 영업대표여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그래 보였나요? 하하^^ 영업은 어떻게 보면 고독한 직업이에요. 물론 언제나 진심을 다하고자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이기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 고객을 만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 반면 좋은 일이 있을 땐 같이 웃기도 하지만, 분명 애로사항은 있습니다. 지금 생각난 건데, 혹시 개그 콘서트 "........." 코너 아세요? 사돈끼리 만나서 어색하게 밥 먹는 거. ㅋㅋ 처음 만나는 사람과 같이 밥을 먹는 건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이야기가 안 이어질 때 난감해요. ^^
영업이라는 것이 당장 눈 앞의 결과를 내다보기 어렵고, 특히 저희 제품 같은 경우는 대부분 장기전을 펼쳐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영업팀 선배님들께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기반을 잘 마련해 주셔서 불필요한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시켜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세요. 미팅 시에도 최대한 저희 의견을 존중하여 반영해 주십니다. 더불어 이런 고충을 헤아려주시는 관리 이사님께도 감사합니다. 하다못해 고객 사은품 하나를 고르더라도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시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세요. 직급을 떠나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사내 분위기도 좋은 점입니다.
또한 외적으로는 제품의 인지도가 있고, 대외적으로 쌓은 회사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서, 영업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제품도 제품이지만, 지식 공유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사장님의 마인드가 대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입니다. 서적이나 위키, 세미나로 큰 이익을 창출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활동들을 통해 실제로 고객사에서 업무 관련자라면 상당수 엑셈을 알고 있고, 실제 서비스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씀해주시거든요.
반면 업무 초창기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예전 회사에서도 업무가 같은 분야이긴 했지만, 종목이 달라졌어요. 전 DBA가 아니었기에 사실 엑셈과 DB모니터링 툴 분야는 생소했거든요. 지금도 대단할 건 없지만, 초창기에는 업무를 파악하는데 어려웠던 건 사실입니다. 실수라고 하자면, 견적서에 금액을 잘못 작성하거나 엉뚱한 곳에 보낸다거나 하는 게 있네요. ^^;;
고객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가끔 고객의 의도가 보일 때가 있어요. '안될 것 같다' 라는 느낌이 와서 직접적으로 도입하실 수 있냐는 식으로 물어 본적이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안 됐어요. 이게 요인이었다기 보다 제 마인드가 잘못돼 있었던 거에요. 고객 입장에서 사든 안 사든 그걸 제가 판단하면 안 되는 건데, 설사 가능성이 1%가 안 된다 해도 전 영업대표로써 선택의 길만 열어드리면 되거든요. 그 이후에 반성도 하고, 나름 깨달음도 있어 제 스스로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전공과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는요? IT 영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고 그런 쪽 계열이 건축이라고 생각했어요. 멋있고 매력적으로 보였거든요. 어떻게 보면 건축에 대한 약간의 한이 있어요. 건축을 전공하면서 1군 지망을 목표로 준비를 했어요. 건축 계열에서 1군이라 하면 흔히들 알고 있는 D건설, S물산 등등. 2군은 아마 제가 얘기해도 많이 생소하실 거에요.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건축 기사를 비롯하여 관련 자격증 및 토익 점수도 만들어 놓고 나름 성실히 대비했지만 어렵더라구요. 중간에 휴학을 하고 일을 하다 보니 막상 취업 준비를 할 때에는 나이가 좀 많은 편이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인 건 워낙 건축 경기가 안 좋았어요. 교수님께서 건축은 재건축 시기와 맞물려 13년 주기를 탄다고 하셨지만, IMF 때부터 지금까지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시대적 배경의 불운아라 변명하며, ^^;; G사에 입사하면서 IT영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건축 경기가 심각한 상태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때의 선택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5년 차 경력의 영업맨이고, 무엇보다 제 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인식이 영업하면 일단 선입견을 갖고 적대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업을 잘 활용하면 아군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 분 한 분께 도움이 되고자, 진심을 다해 늘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발로 뛰며 누군가를 만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학창시절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많이 내성적인 편이었어요. 한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선천적으로 폐가 약해 몸이 굉장히 왜소한 친구인데, 늘 당당해요. 보통 신체적으로 약하면 자신보다 강한 사람한테 수그러들기 마련인데, 맞아 죽을 것 같아도 당당하고 재치 있게 행동하죠. 오히려 그 친구의 언행이 다른 사람들을 기죽게 만들어요. 그 친구를 만나고 제가 많이 바꼈습니다. 나를 표현하면서 당당해지기로. 그 친구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순이익만 억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체적 결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늘 당당한 덕분인 것 같아요.
그 당시에 건축학도를 꿈꿔 이과를 선택했지만, 문과 계열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기자 같은 일도 해보고 싶었죠. 발로 뛰어 다니며 누군가를 만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일. 지금은 발로 뛰며 제안서를 쓰고 있네요. ㅋㅋ
그러고 보니, "엑셈 배 詩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하신 경력이 있네요. 다시 봐도 반복적인 운율하며, 남성적인 힘 이면에 울컥하는 아픔이 느껴지는 훌륭한 글입니다. 엑셈의 숨겨진 시인으로 인정합니다!
발로 뛰며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결과물이 좀 다를지는 몰라도^^ 영업 감동 스토리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좀 부끄러운데요^^;; 처음 모 고객사 방문 시 저희 제품 이야기를 꺼냈더니 정말 담당자 반응이 너무 냉소적이었어요. 한 마디로, "가.당.치.않.다" 였죠. 이미 경쟁사 툴을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정말 매주 찾아갔어요. 처음엔 눈도 안 마주쳐 주시더니, 매 번 찾아가 담당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캐치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네다 보니, 1년 반 만에 지금은 언제든 만나서 웃으며 이야기할 정도로 친분을 쌓았습니다. 그 간의 저의 진심이 어느 정도 전달된 거 같아 결과를 떠나 스스로 뿌듯합니다. 그치만 다른 경력 많으신 선배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전 민망할 따름이에요. 정말 그 분들의 연륜과 경력은 제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진심으로 존경해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은 사람
인생의 롤모델?
체게바라요. 롤모델은 확실합니다. 체게바라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하자면, 한 마디로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영웅입니다. 공산주의를 우호 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조심해서 이야기 해야겠네요.^^ 제가 체게바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이죠. 원래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의사였어요. 라틴아메리카를 오토바이로 여행하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발견하고, 의사의 안락한 삶을 버린 거죠. 체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총살 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 " I know you have come to kill me. Shoot, coward! You are only going to kill a man."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보통 인간이란 권력이란 걸 쟁취하면 자기 욕심에 빠져 원래의 취지가 흐려지기 마련인데, 그는 자기가 세웠던 처음 결심을 죽는 순간까지 변함없이 가져갔다는 거에서 정말 멋진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의미심장한 카톡 대화명 '잘가라 친구야~'의 의미를 여쭤봐도 될까요?
작년에 정말 힘든 일이 있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10년 동안 뇌종양으로 투병을 하다가 결국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군대에서부터 증상이 있었던 것 같은데, 훈련 중에 쓰러지면 빈혈약 먹고 하면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만기 제대 직후 병을 알게 된 거에요. 창창한 20대 초반부터 작년까지 투병 생활을 했으니 어떻게 보면 친구가 오래 견뎌준 거네요. 하반신 마비부터 시작해서 처음엔 다리를 절더니, 그 다음엔 오른 손, 다음은 안면마비, 죽기 2년 전부터는 아예 다리를 못 썼어요. 머리에 종양이 5개가 있었는데, 점점 커지면서 신경을 누른 겁니다. 친구가 죽기 일주일 전, 친구들 모두 모여 병문안을 갔는데, 눈도 안 보이고 말은 못하지만 저희의 말을 알아듣고 신호는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일주일 후에 그렇게 친구를 보내고, 제가 태종대에 유골을 뿌렸어요. 제가 카톡 메세지에 이렇게 남긴 이유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묻는다면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친구랑 있었던 추억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예요. 이런 방식으로라도 그 친구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네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건강이에요. 건강을 잃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집니다.
앞으로 10년 후, 지금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일궈낸
핵심 멤버로 제가 합류하고 싶습니다.
류태혁 영업대표가 꾸는 꿈?
저희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10년, 20년 뒤의 엑셈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일궈낸 핵심 멤버로 제가 합류하고 싶습니다.
좀 다른 부분에서는, 책 한 권 써보고 싶습니다. 파트리트 쥐스킨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해요. 혹시 '향수'라는 소설 보셨나요? 전 그 책을 보면서 냄새라는 소재를 가지고 글로써 풀어낸 그 표현력에 정말 감탄했어요. 저에게는 글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걸 알려준 책입니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력은 질투가 날 정도죠. '1Q84'도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달을 소재로 한 기발한 상상력과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마치 이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들게끔. 독자의 마음 속에 글로써 이런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하게 하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그런 표현력이 담긴 글을 쓰고 싶어요.
이 여름,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힐링 여행지 추천!
제가 꼭 부산 출신이어서는 아니지만, 부산 추천합니다.^^ 부산에는 오대(五臺)가 있어요. 태종대, 해운대, 몰운대, 이기대, 신선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운대를 알고 있는데, 전 '이기대'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마린시티. 여기 야경은 홍콩 같은 분위기도 나요. 일반적으로 많이 안 가는 곳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부산에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이미지 출처: khyakh 네이버 블로그 / 두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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