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와츠와 IMS/DB
지난 기고는 최초의 DBMS인 IDS에 대한 이야기로 끝났었는데요. 이 당시 DB는 예를 들자면, [권선생→이화백→홍작가→…]과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로 [IT easy, IT is! 팀]이라는 공간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다시 꼬리 무는 구조로 가져오는 방식의 ‘네트워크 DB’였습니다.
그런데 IBM에서 이 구조를 토너먼트 리그 혹은 회사 조직도와 같은 구조로 바꾼 DB를 내놓았고, 이를 ‘HDB’(Hierarchical DB)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HDB 종류의 실제적인 DB 제품이, 바로 IMS/DB입니다.
1966년에 아폴로 프로젝트의 우주선을 만들기 위한 제품 및 자원 관리를 위하여, 관리시스템인 BOM(Bills of material)을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68년에 IMS/DB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GE가 IDS라는 Network DB를 만들었다면, IBM은 HDB 구조의 IMS/DB를 만들게 된 것이죠.
이 IMS/DB가 IBM의 엄청난 마케팅을 힘입어 모든 컴퓨터 시장을 장악하게 됩니다. 현재 오라클 같이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IMS/DB를 만든 사람이 바로 번 와츠(Vern Watts)입니다.
(그림 : 번 와츠)
E.F.Codd 박사의 'A Relational Model of Data For Large Shared Data Banks'
하지만 아직 IBM에서는 현장 엔지니어가 아니라 연구만 하는 연구소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제 막 탄생한 DBMS에는 조금 작동이 잘 안 되고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IBM 연구소에 있었던 E.F.Codd 박사라는, 엔지니어가 아닌 수학자 한 명이 논문 한 편을 썼습니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A Relational Model of Data for Large Shared Data Banks’ 논문입니다. RDBMS를 제안하는 이 논문은 1969년도에, 우리로 치면 IBM 자체의 뉴스레터 같은 곳에 실렸습니다.
‘데이터를 관리할 때는 합집합, 교집합, 여집합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게 훨씬 편하다. 집합 단위로 하는 게 좋겠다.’ ‘연결구조로 하지 말고, 집합 단위로 데이터를 처리해서, 예를 들면 ‘사원’테이블, ‘주소’테이블 등등 이렇게 해서 필요할 때마다 합집합 만들어서 쓰고, 연결해서 쓰면 된다.’ 등의 내용을 제안했습니다.
(그림 : E.F.Codd 박사(좌)와 'A Relational Model of Data for Large Shared Data Banks' 개념도(우))
사람들은 이를 굉장히 좋은 이론 같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IBM에서는 ‘그냥 조용히 있으라.’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당시 IBM이 IMS/DB로 떼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논문이 나왔는데도, IBM에서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System R과 RDBMS
그 당시 IBM에는 많은 연구 부서가 있었던 풍토였기 때문에, 코드박사는 1973년도에 이 아이디어를 잘 살릴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IBM 입장에선 재정을 지원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특이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다 모아보라고 해서 조그마한 연구실을 주며 알아서 연구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모인 사람들이 짐 그레이, 코드박사, 도널드 체임벌린, 프레드 킹, 페트리샤 셀링거, 보이스와 같은 천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6개월 정도를 연구하다가 프로젝트의 이름을 짓자고 하였고, 그 때 나온 제안이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이고, Rerational DB를 만드는 팀이니까 프로젝트 이름을 ‘시스템 R’이라고 하자.’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우리가 아는 SQL, RDB의 기본적인 개념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도 회사에서는 IMS/DB 같은 캐쉬카우를 버릴 수 없었기에 그다지 지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짐 그레이 같은 사람들은 연구를 계속하며 트랜잭션이라는 단어도 만들었고, ACID, 리커버리, REDO 등 다양한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사람들이 다 흩어져서, 지금 미국의 DB 회사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소스코드가 전해지거나, 이직을 해서 분파하는 등의 방법으로요.
여담이지만 IBM에서 여성 프로그래머 한 명을 같이 연구하는 파트너로 붙여주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샤론이었고, 후에 코드 박사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샤론 코드가 되었고, 지금은 미망인으로 방금과 같은 이야기들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림 : 짐 그레이(좌)와 코드 부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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