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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Cinema | 블레이드 러너

정보/Tech in Cinema 2019.06.07 13:45




미래도시 어둠 속을 달리는 인간과 복제인간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여섯 번째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입니다. 

지난달 '테크 인 시네마'에서 다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한 인공지능 'HAL(할) 9000'은 놀라운 지능과 감정을 가졌지만 외형은 기계였습니다. '인간'으로 생각하기엔 뭔가 부족했죠. <블레이드 러너>에는 로봇의 수준을 뛰어넘어 외모와 신체마저 인간을 빼닮은 복제인간, 'Replicant'가 등장합니다. Replicant는 인간과 흡사한 신체 구조를 가진 로봇, 즉 휴머노이드(humanoid)의 최정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사진 : 왼쪽은 인간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오른쪽은 Replicant '레이첼(숀 영)'

 

 

 

#1. 필름 누아르(film noir)의 멋을 두른 SF 걸작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공간적 배경은 암울한 미래도시입니다. 공교롭게도 1982년 처음 개봉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도시는 바로 2019년의 LA입니다. 영화 제작 당시를 기준으로 잡으면 거의 40년 후가 2019년이니 이해할만합니다. 어쩐 일인지 <블레이드 러너>가 묘사하는 2019년 LA 도심에는 일본어 간판이 즐비합니다(잘 찾아보면 한글 간판이 나오는 장면도 있긴 있습니다).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의 얼굴이 초대형 광고판을 채우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는 일본인 주인이 일본말을 하며 정신없이 일본 음식을 팝니다. 중국이 G2로 부상한 현시점에서 보면 일본 문화가 LA를 지배하는 상황은 다소 부정확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이러한 설정은 이 영화가 제작되었던 1980년대 초, 미국을 추월할 것만 같았던 당시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과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의 뇌피셜입니다).

 

▲ 사진 :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2019년 LA. 초고층, 초대형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주인공 릭 데커드의 집은 무려 97층입니다. 오른쪽 대형 광고판에서는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이 대중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주로 밤에 일어납니다. 밤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음습함을 배가시킵니다.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복제인간 'Replicant'를 추적하는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탐정소설의 탐정처럼 혼자 외롭게 임무를 수행합니다. 탐정소설에 영향을 받았고 밤의 정서가 지배하는 장르인 '필름 누아르(film noir)'를 연상시키는 설정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필름 누아르의 멋을 두른 SF인 것이죠. 게다가 추격 스릴러의 재미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적절히 혼합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2019년쯤이면 존재할 것이라고 상상한 첨단 미래기술 중 현재 실현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화상전화는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고, 음성인식을 활용한 본인 확인 기술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부호들도 수직 이착륙 비행 자동차를 타고 꽉 막힌 고속도로 위를 날아다닐 수는 없습니다. 또한 현실의 2019년에는 복제인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복제인간 대신 이 영화가 상상하지 못했던 스마트폰이 등장해 인간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우리는 기술 발전과 변화의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SF영화에 등장하는 미래와 실제 그 시점의 현실을 비교해 보면 발전 속도가 영화에서만큼 빠르지 않은 분야도 많습니다. 지난달 소개해드렸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우주 기술도 실제 현실 속 2001년의 수준을 능가하는 것이었죠.

 

▲ 사진 :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수직 이착륙 비행 자동차. 갖고 싶습니다.

 

 

 

#2. 복제인간과 사랑을?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복제인간은 'Replicant'라고 불립니다. 'Replicant'는 '복제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replicate'와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ant'를 결합한 합성어로 추측됩니다. 이 영화의 설정에 따르면, 전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Replicant가 기능별로 존재합니다. Replicant는 미움, 사랑, 공포, 분노, 시기 등 감정적 반응도 표현합니다. Replicant를 개발한 타이렐 사의 회장은 "More human than human"이 회사 모토라고 말합니다. 그는 최신의 NEXUS 6 Replicant에게 기억을 만들어 줌으로써 감정 능력을 향상하고자 하죠.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기억'이니까요.

 

 

그렇다면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Replicant처럼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현실에도 존재할까요? 최근 몇 년 새 가장 유명세를 탔던 휴머노이드는 '소피아(Sophia)'입니다.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만든 소피아는 한때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디어는 앞다퉈 소피아를 소개했습니다. 엄청난 인기 덕분에 소피아는 UN 행사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60여 개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자연스럽게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대화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특히 미국 N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한 소피아는 진행자 지미 펄론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깁니다. 그러고 나서 "앞으로 인간을 지배할 생각인데 이게 그 시작이 될 것 같아요."라고 섬뜩한 농담을 합니다.

 

▲ 사진 : 미국 N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한 소피아가 진행자 지미 펄론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습니다.

소피아가 이겼네요. 짜고 친 고스톱일까요?

 

소피아에 열광한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소피아의 대화 능력이 과장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소피아에 장착된 인공지능의 수준이 고작 챗봇 정도라는 겁니다. 소피아는 사람처럼 제약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몇 질문에 대답하고 날씨 같은 일부 주제에 대해서만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소피아의 능력을 부풀리는 미디어를 비판했습니다. 또한 "소피아는 감정도 의견도 없으며 자신이 뭘 말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할뿐더러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피아가 겉모습만 인간과 유사할 뿐, 인간의 지적 능력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입니다. 결국 소피아의 제작사 핸슨 로보틱스도 소피아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 사진 :  오드리 헵번을 모델로 했다는 소피아. 글쎄요, 닮았나요?

 

비록 현재 소피아와 같은 휴머노이드의 지적 능력은 인간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블레이드 러너>의 Replicant처럼 복제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기가 온다면, 인간은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야 할까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은 Replicant를 인간의 도구 중 하나로 여깁니다. 도구는 잘 활용하면 유익하지만 위험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인간보다 신체적으로 강하고 민첩하며 지능이 유사한 Replicant도 극 중 데커드의 말처럼 "유용하거나 위험"합니다. Replicant는 인격체가 아니라 도구에 불과하므로 'Off-world'라는 우주 개척지에서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Replicant처럼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면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Replicant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는 존재라면, 과연 위험 요소 때문에 이들을 제거하는 것만이 해답일까요? 오히려 잘 다독인다면 복제인간도 갱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복제인간과 인간이 사랑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Tech in Cinema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정보/Tech in Cinema 2019.05.08 13:40

 

 

 

"난 두려워요, 데이브"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다섯 번째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 A Space Odyssey, 1968)>입니다. 

 이번 리뷰의 제목인 "난 두려워요, 데이브"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HAL(할) 9000'의 대사입니다(사실 영화 속에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기계지능(machine intelligence)'으로 불립니다.) 저도 'HAL 9000'처럼 두렵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형언하기 힘들 만큼 거의 모든 요소가 걸작이어서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1. 우주 배경 SF영화의 진정한 기원

 저의 글을 읽고 계시는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영화가 촬영, 편집, 상영 중입니다. 정지된 사진이 움직이는 영상으로 바뀐 마법의 순간 이래로,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영화의 제목을 일일이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화성에 가는 시간보다 오래 걸릴지도 모릅니다. 단 하나의 영화가 어떤 장르를 대표한다고 단언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로 좀 더 범위를 좁힌다면, 망설임 없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대표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우주를 배경으로 한"이라는 수식어를 빼도 괜찮습니다. SF영화의 역사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 여정'을 뜻하는 '오디세이(odyssey)'가 제목에 포함된 만큼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수백만 년을 아우릅니다. 영화의 테마곡 중 하나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배경으로, 장엄한 일출이 진행되고 나면 인류의 조상으로 보이는 유인원 무리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맹수에게 잡아 먹힐 정도로 연약해서 늘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검은 돌기둥(monolith)이 나타난 이후로 인간은 동물 뼈를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합니다. 도구를 활용하자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동물을 때려잡아서 먹고, 무리를 위협하는 적의 우두머리를 가격해 죽입니다. 도구를 쓸 줄 모르는 적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죠. 인류의 진화가 도구의 발명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암시합니다.

 

 

 적을 무찌른 유인원은 포효하며 하늘 높이 뼈다귀를 던집니다. 뼈다귀는 일순간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우주선으로 바뀝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곡 '푸른 도나우 강(The Blue Danube)'이 흐르고 각양각색의 우주선들은 마치 왈츠를 추듯이 우주 공간을 누빕니다. 인간이 도구 덕분에 자신의 육체적,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존재로 진화한 것이죠. 수백만 년에 이르는 인간 진화의 역사를 단 하나의 장면 전환을 통해 보여준 이 씬은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멋진 편집입니다.   

 

 

▲ 사진 위, 아래 : 공중에 던져진 뼈다귀가 길쭉한 우주선으로 바뀌는 장면

 

 SF영화는 장르 특성상 인간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탁월하게 시각화합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SF영화의 비주얼을 혁신한 선구자입니다. 이 영화가 제작된 1968년에는 오늘날 영화계를 휩쓸고 있는 CG(컴퓨터 그래픽)가 없었습니다. CG 없이 오직 정교하게 제작된 세트, 특수효과, 시각효과만으로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비주얼을 구현해 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 영화에는 디지털이 전혀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순도 100% 아날로그인 것이죠. 반면에 요즘 디지털 기술 없이 만들어지는 영화를 찾는 것은 마블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은 관객을 찾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 사진 : 원형 우주선 세트에서 촬영 중인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제작진

 

▲ 사진 : 원형 우주선 안에서 조깅하는 우주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기 전에 제작됐습니다. 당시까지 과학자들이 밝혀낸 우주에 대한 지식에 기반해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만든 작품입니다. 실제로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 연구원과 여러 과학자들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태양, 지구, 달은 물론 목성, 토성 등 태양계의 천체들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특히 당시에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토성 바깥의 우주 공간은 '무한 그 너머(beyond the infinite)'로서 황홀한 풍경을 가진 곳으로 묘사됩니다.  

 

▲ 사진 : 목성 탐사선 '디스커버리 1호'가 토성으로 진입하는 장면.

슬릿 스캔 방식(slit scan VFX system)으로 촬영된 이 장면은 현란한 빛, 파동, 음향으로 구성됩니다.

 

 당시 영화 제작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집대성해 완벽과 새로움을 추구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이후 수많은 SF영화에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영화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인공지능의 시조 'HAL 9000'

 

 

 이 영화는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미래기술을 선보입니다. 음성 신분 확인, 우주와 지구 간 화상전화, 우주 간편식, 무중력 화장실, 장기간의 우주여행을 위한 동면 등 지금은 낯설지 않은 흥미로운 첨단기술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인공지능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HAL 9000'입니다. 
 

▲ 사진 : 자신이 통제하는 우주선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를 쉴 새 없이 관찰하는 'HAL 9000'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1960년대 후반에 제작됐습니다. 그때 인터넷은 지금의 인터넷과 달리 군사용 네트워크의 하나였습니다. 또한 1960년대는 컴퓨터 기반 인공지능 연구가 싹을 틔웠던 시기인데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HAL 9000'은 당시 걸음마 수준의 인공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서 지금도 도달하지 못한 '강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AL 9000'은 목성 탐사선 디스커버리 1호의 모든 것을 통제합니다. 이전까지 완벽한 작동 기록을 가진 'HAL 9000'은 사람보다 체스를 더 잘 두고,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HAL 9000'은 우주비행사를 의심하기도 하고, 우주선 결함의 원인을 놓고 그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HAL 9000'은 자신은 절대 문제가 없으며 사람의 잘못(휴먼 에러) 때문에 결함이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낍니다. 

 이런 'HAL 9000'의 모습을 보면 '강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처럼 인간을 해치는 순간이 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빌 게이츠 등 많은 학자와 첨단 테크 기업 CEO들이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HAL 9000'과 같은 '강인공지능'이 인간에 도전하는 일이 발생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0여 년 전, 인간의 기원과 우주 탐험의 비전을 제시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을 이제 흘려듣기 어렵게 됐습니다. 인공지능을 인간의 좋은 친구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법과 윤리를 확립하려면 전 세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Wonderful Science | 왜 과학인가?

정보 2019.05.08 13:39

 

 

 

과학은 ‘비판적 사고’라는 방법론

 중세에 마녀 사냥을 할 때, 누가 마녀인지 어떻게 판정했을까요? 간단합니다. 물에 빠뜨려 보면 됩니다. 만약 물에 뜬다면 마녀입니다. 그녀는 물에 빠져 죽던지, 아니면 마녀이니 불에 타서 죽게 됩니다. 최소 50만 명이 희생되었던 마녀 사냥의 시대는 장중한 바로크 음악이 배경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신을 중심으로 모든 질서가 돌아갔으며 질병과 자연 재해와 같은 재앙은 마녀라는 희생양의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뉴턴역학이 등장하면서 근대가 출발하고, 기득권층은 깊은 좌절을, 신흥 세력은 사회적 비판 의식을 키우게 됩니다. 귀족을 골탕 먹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그 시대 정신을 반영합니다. 우리나라 조선 후기 판소리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사람들은 우리 공간을 밝게 채우는 빛의 정체에도 관심을 둡니다. 빛은 파동일까요 아니면 입자일까요? 색깔과 이미지는 어떻게 구성되는 걸까요? 빛을 해체하여 인상 만을 남기는 인상파가 나타났고, 시민은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에서 보듯 달빛의 인상을 그대로 선율에 담는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드뷔시 ‘달빛’ 들어보기)

 

<그림1 | 인상, 해돋이(1872)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

 

 세계 대전과 현대 물리학의 탄생으로 대표할 수 있는 격동의 20세기를 거치면서, 이제 인류는 생물과 무생물의 공진화를 넘어서 '신의 경지'까지 넘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시대에 살고 계신가요? 우리는 같은 시대에 살고 있을까요? 아직도 좌-우 대립을 내세우고, 맹신을 내걸고 있는 중세 고전주의 시대를 살고 있지는 않나요? 이정표 없이 표류하며 즐거움만을 탐닉하는 낭만주의 시대? 분명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또한 각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과학과 기술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에도 비과학, 유사과학에 둘러싸여 눈을 감고 여전히 지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조차도 자신의 잘못된 욕심을 감히 과학이란 말로 포장을 합니다. 

 
과학은 확실한 답이 아니라 최선의 답이다.
 
 과학은 누군가 아이디어를 세우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이론을 만들고, 이 이론을 검증할 실험이나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것이 검증 가능함을 보일 때, 처음엔 가설이었던 것이 드디어 보편성을 얻고 이론이 됩니다. 이 과정 속에서 견지해야 할 핵심적 태도가 ‘비판적 사고’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단순히 과학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사고의 방법론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비판적 사고가 왜 과학의 핵심일까요?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존재론적 물리학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라는 책에서 비판적 사고란 “우리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나아질 수 있는 유일한 태도라는 거지요. 과학은 지금의 것이 확실하다고 고집하는 데서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솔루션으로 언제든 교체될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과학은 ‘현재까지 최선의 답’입니다.
 
“어느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Nullius in verba).” (영국 왕립학회)
 

  <그림2 | 영국왕립학회>

 

 The Royal Society 영국왕립학회의 정식 명칭은 ‘The Royal Society of London for Improving Natural Knowledge’이며, 자연 과학 분야의 지식 탐구를 목적으로 합니다. 1660년 소수의 자연철학자와 물리학자로 출발했고, 뉴턴, 아인슈타인, 다윈, 와트, 패러데이등 8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외국의 과학자들에게도 개방되어있고 현재 1600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문장에 학회의 모토가 선명합니다.

 
 한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가설, 이론, 검증, 원리를 세워 연구를 하는 과학자도 아니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데 별 불편함도 모르겠는데, 내가 왜 굳이 어려운 과학을 알아야 하지? 
 
 
 
우선, 속고 살지는 말자.
 점점 더 복잡해지는 초연결사회, 과학과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기본적인 과학 지식도 없고, 비판적 사고도 하지 않는다면 넘쳐나는 비과학, 유사과학, 가짜뉴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란 거의 불가능 합니다. 혹시 콜라겐이 좋다고 따로 사 먹거나 얼굴에 바르고 계신가요? 효소와 천연 비타민과 글루텐 프리 빵을 비싸게 사 드시나요? 전자레인지 돌면 무섭고, TV옆에 전자파 차단 선인장이라도 두면 마음이 놓이나요? B형 남자는 성격이 안 좋으니까 사귀지 않고, 결혼 날짜는 점집에서 잡으시나요? 요즘 같은 세상에 심지어 지구가 평평하다고 유튜브에 당당히 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학이 아닌 것은 더 있다. 대표적인 유사과학 상품인 게르마늄 팔찌에 관련된 논리 구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1. 게르마늄은 반도체로 이용된다.(이건 맞다 O) 2. 반도체를 적절히 이용해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할 수 있다.(이것도 맞다 O) 3. 따라서, 게르마늄 팔찌를 착용하면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 잘 흐르는 정류 작용이 생겨, 혈액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삑! 엄청난 비과학적 비약이다 X). 이처럼 많은 유사과학 상품은, 과학으로 시작해 도중에 엉뚱한 샛길로 살짝 빠져 사람들을 현혹한다. 집 아래에 수맥이 있어 잠을 못 잔다는 것도 거짓, 조상 묘의 위치가 후손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것도 거짓이다. 혈액형과 성격이 관계가 있다는 얘기, 태어난 시점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주팔자 얘기, 뇌 호흡, 텔레파시 얘기도 하나같이 황당한 비과학적 주장이다.” (성대신문 인용) 
 

<그림3 | NASA를 방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WMAP 인공위성이 찍은 우주배경복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서양 지식인들에게 과학은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고 최고의 교양이다.>

 

 

 

과학은 최고의 교양이다

 과학과 기술이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는 시대에 과학은 최고의 교양입니다. 교양이란 널리 통용되는 상식과 다릅니다. 교양이 ‘의미지각의 범위와 정확성을 부단히 확장, 향상시켜 나가는 능력’이라면, 과학만큼 이에 들어맞는 것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믿는 일은 어리석을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독서계를 강타했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과학자가 아닌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입니다. 그 책의 스토리 전개 패턴을 보자면, 인문학자들 조차도 얼마나 과학에 의지하고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자 애를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합리적 사고를 위한 노력과 중요한 과학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은 먼저 과학을 알아야 합니다. 과학 지식을 갖추고 있을 때, 과학적 방법론으로서의 비판적 사고도 가능할 테니까요. 더구나 교양으로서의 과학은 그 자체가 큰 즐거움입니다. 현대사회는 과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는 그 어떤 지식 체계도 쌓아 올릴 수 없습니다. 과학과 기술, 인문학, 예술이 새롭게 조립되고 융합되는 시대에 과학은 주춧돌이자 지렛대입니다.

 

“진정한 무지는 지식의 부재가 아니라

그것을 얻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칼 포퍼)

 

 

 

인용 및 참고자료

성대신문, 과학인 것, 과학이 아닌 것

『보이는 것은 실재가 아니다』, 카를로 로벨리

[EBS 인문학특강]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과학이라는 헛소리』, 박재용

다음 웹툰, 유사과학 탐구영역

 
 
 


 
기고 | 엑셈 아카데미 김현미
편집 | 사업기획팀 박예영


Tech in Cinema | 마션(The Martian, 2015)

정보/Tech in Cinema 2019.04.10 14:56




영화 <마션(The Martian, 2015)>

 

인류 독존(獨存)을 노래하는 희망 찬가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네 번째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The Martian, 2015)>입니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로 화성은 늘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많은 SF소설과 SF영화가 화성이나 화성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지구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하기 위해 화성(인)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마션>이 화성(인)을 다루는 방식은 이전의 픽션들과는 사뭇 달라서 흥미롭습니다.

 

 

#1. 화성인이 된 지구인 

 이 영화의 제목 '마션'은 영단어 'Martian'을 소리 나는 대로 한글 표기한 것으로 '화성인', '화성의, 화성에서 온'이라는 뜻입니다. '마션'은 짧은 2음절 단어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제목을 곱씹어보니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하기야 어느 누가 영화 제목을 대충 지을까요? 영화 포스터의 스틸 이미지와 함께 박히는 제목은 하나의 영화를 위한 초상화나 다름없습니다.

 

 

 각설하고, 팀 버튼 감독의 <화성 침공(Mars Attacks!, 1996)>에 등장하는 화성 출신 외계인처럼, 그동안 많은 SF영화에서 화성은 지구의 인간처럼 고등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으로 묘사되었습니다. 화성인들은 주로 지구를 침략하는 외부의 적으로 등장했죠. 즉, 영화 <마션>이 나오기 전까지 '마션(martian)'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화성인'의 실체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마션>은 여태껏 굳어져 있었던 '화성인 = 외계인'의 등식을 부정하는 영화입니다. '화성인'도 지구의 인간인 것입니다. 그 최초의 화성인이 바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입니다. 화성인은 미래의 인류가 됩니다. 

 

 

 이처럼 영화 <마션>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화성인에 대한 통념을 전복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영화 <마션>의 이야기 밑바닥에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인류의 첫 발을 내디뎠듯, 언젠가 인류가 화성 탐사에도 성공해 어쩌면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극 중에서 마크 와트니가 기록용 카메라에 대고 유머스럽게 내뱉는 "In your face, Neil Armstrong(닐 암스트롱, 제가 당신보다 낫다니까요.)"라는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합니다. '인류가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라고 웅변하는 영화 <마션>은 그야말로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 독존(獨存)을 노래하는 희망 찬가입니다.

 

 

 <마션>도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해피 엔딩이 예약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범주에 포함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크 와트니가 온갖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지구로 생환하는 데 성공한다'는 뻔한 결말을 다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하며, 영화를 보는 셈이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을 가진 영화라면, 그 결말에 당도하는 여정의 중요성은 더더욱 커집니다. 과정의 지루함을 없애고, 관객의 집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채택한 전략은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 와트니의 독무대를 한껏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식물학자인 마크는 화성인(!) 최초로 경작에 성공, 감자를 수확해 먹으며 생명을 유지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마크의 긍정 에너지는 허허한 화성의 사막을 가득 채우고, 우주 공간을 통과해 지구까지 전파됩니다. 영민하게 활용되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은 고독한 화성 생존기를 써내려 가는 마크의 바로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해줍니다.

 

 

#2.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그리고 <마션(2015)>

 

 

 영화 <마션>을 본 후, 같은 SF 장르인 데다 결말까지 비슷한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영화 모두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주로 나간 인간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세 영화의 서브플롯, 형식미, 메시지는 각기 다릅니다. <그래비티>는 개인의 실존을, <인터스텔라>는 가족의 생존을, <마션>은 인류의 독존을, 우주에 던져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래비티>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인터스텔라>는 뿌리 깊은 인간의 고독감을 경감시켜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고 <마션>은 절대 고독마저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인류애의 위대함을 보여줍니다. 세 영화는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미래 기술 못지않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것입니다. 때로 방향을 잃고 헤매더라도 기술과 영화가 가리켜야 할 북극점은 결국 사람이니까요.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Wonderful Science | 새로운 'Kg'과 플랑크 상수

정보 2019.04.10 14:56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진짜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과학을 '쫌' 하는 것입니다. 과학을 모르면 즐길 수도 없는 세상. 더구나 ‘기술과 인간지능의 융합’(레이 커즈와일)이란 진화의 맨 앞줄에 서 있는 IT인들에게, 과학은 아이언맨의 슈트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원더풀한 우주에서, 원더풀한 삶을 위해, 원더풀 사이언스를 입어봅시다. 매달 다른 슈트가 배달됩니다. 최신의 주목해야 할 ‘과학 뉴스’슈트, 나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과학 도서’ 슈트, 달콤 쌉싸름한 ‘과학 에세이’ 슈트 등입니다. 영화보다 훨씬 놀랍고 원더풀한 자연! 그 탐험을 원더풀 사이언스와 함께 출발합니다.

 

 

이번 달은 2019년 5월 20일부터 시행되는, 국제 기본 단위(SI)의 새로운 정의를 'Kg' 중심으로 알아봅니다.

 

 

화성기후탐사선과 단위

 1999년 9월 무인화성기후탐사선(MCO)이 화성 궤도에서 폭발합니다. 원인은 제작사인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탐사선의 점화 데이터를 yd(야드)로 작성한 것을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가 m로 착각해 생긴 일이었습니다. 탐사선이 예정보다 100km나 낮게 궤도 진입을 하는 바람에 화성 대기와의 마찰로 폭발한 것입니다. NASA는 이 사고로 1400억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1986년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후 73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사고도 단위 때문에 생긴 참사입니다. 다른 모든 부품은 m를 기준으로 제작했는데, 고무링이 inch(인치)로 제작돼, 이 수치 차이 때문에 연료가 새어 나와 폭발한 것입니다. 이 두 사례는 단위 통일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예들입니다.

 

 

 

라부아지에의 Kg과 단두대

< Kg 원기, 출처 : ABC NEWS>

 매년 10월이면, 파리 근교에서 반드시 세 사람이 동시에 알현 의식을 치뤄야 하는 세계적인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백금과 이리듐 합금으로 만들어진 ‘kg원기’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원기의 탄생에는 프랑스 혁명이 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약 800개의 이름으로 25만개나 되는 도량 단위가 쓰이고 있었는데, 이 무질서를 해결하기 위해1791년에 길이와 질량의 단위를 제정합니다. 길이 1m는 ‘북극과 남극까지 길이의 2천만분의 1’로, 질량 1kg 은 ‘얼음이 녹는 온도에서 물 1리터가 갖는 무게’로 정의 했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을 발견한 '근대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는 혁명 바로 전에 프랑스 아카데미의 재무 장관으로 임명되어, 킬로그램(kg) 표준을 만드는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젊은 시절 세금 징수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1795년 단두대에서 처형되고 말았습니다. 감옥에서도 질량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라부아지에가 단두대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본 수학자 라그랑주는 “ 그의 머리를 자르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그와 같은 머리를 만드는 데는 100년이 걸려도 부족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국제도량형국(BIPM)은 프랑스 파리 근교 세브르에 있습니다. 국제단위계(SI)도 프랑스어 ‘Le Systeme International d’Units’에서 왔습니다. 라부아지에를 비롯해 18세기 후반 과학자들은 ‘정밀 측정, 수학적 형식화, 통계적 방법, 기하학적 추론 ’(『프리즘: 역사로 과학 읽기』 서울대학교출판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하고 처절한 탐구와 논쟁을 벌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측정과 단위의 통일은 사회경제적인 필요를 넘어, 그 자체가 근대과학의 발달과 함께 했다고 할 것입니다.





국제단위계(SI)

 단위는 ‘어떤 양을 수치로 나타낼 때, 비교 기준이 되도록 크기를 정한 양’입니다. 단위가 보편성과 정확성, 불변성을 갖추고 있을 때, 우리는 측정을 통해 드러난 세계의 현상들을 신뢰하게 됩니다. 

 국제단위계(SI)는 7개의 기본 단위가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 7개의 기본 단위로부터 유도되는 ‘유도단위’가 있습니다. 7개 기본 단위 중 미터(m), 초(s), 칸델라(cd)는 각각 1983, 1997, 1979년에 ‘불변의 물리 상수’ 값으로 이미 재정의 되었습니다. 나머지 문제가 된 ‘질량’ ‘전류’ ‘온도’ ‘물질량’ 등 4개 기본 단위가, 드디어 2018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해결되었습니다. 

 특히 주목 할 점은 ‘kg’의 정의입니다. 지난 130여년 동안 유일하게 ‘kg원기’라는 원시적인 인공물로 기준을 삼았던 ‘kg’의 정의가, 다른 기본 단위와 마찬가지로 불변의 물리 상수를 기준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제 ‘kg’은 ‘플랑크 상수 h=6.626 070 15×10−34 kg⋅m2⋅s−1가 되도록 하는 질량’입니다. 

      <SI 로고 공식 이미지, 출처: BIPM 홈페이지>                                              <출처: 나무위키, SI 단위계>

 

 

 

'Kg'과 플랑크 상수

 새로운 ‘Kg’ 정의에 사용된 플랑크 상수h는, 양자역학의 문을 연 막스 플랑크의 양자가설에서 사용되었던 바로 그 상수입니다. ‘양자 quantum’는 ‘띄엄띄엄’ 혹은 ‘덩어리’란 뜻으로, 에너지의 최소 단위입니다. 양자가설이란 ‘특정 진동수의 빛 에너지 값(E)은, 그 진동수(ν)에 플랑크 상수 h를 곱한 값(hν=양자)의 정수(n)배만 가질 수 있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즉, E=nhν 입니다.

 플랑크 상수는, 광속 c나 중력상수 G처럼 언제 어디서든 같은 값을 갖는 불변의 상수입니다. 이런 불변성이 플랑크 상수를 새로운 질량 정의에 사용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플랑크 상수를 통해 우리는 에너지가 연속적인 게 아니라 띄엄띄엄 불연속적인 값으로만 존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이 매끄러운 인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고전 물리학의 인과론적 세계관과 결정론적 우주관이 자연의 이치가 아니라고 증명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양자혁명’이라고 합니다. 양자혁명을 연 플랑크 상수 h로 새로운 질량의 정의를 삼는 것은 현대 퀀텀문명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일입니다.

 

<Max Planck, 출처: Flipkart> 
 

 


'Kg' 레시피

 플랑크 상수의 단위는 J·s(에너지의 단위 J’줄’과 s’초’의 곱)로, ‘일정 시간 동안 가해진 에너지’를 나타냅니다. 이를 ‘작용(action, 무척 중요한 개념)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이 상수를 어떻게 사용한다는 걸까요? 간단하게 보자면, 플랑크 상수의 단위는 J·s이고, 이것은 다시 ㎏·㎡/s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m와 s가 정의 되어 있으므로, 플랑크 상수 값만 정확히 알 수 있으면 역으로 kg을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아래 오른쪽 그림에서 보다시피 SI단위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속c는 미터m의 값을 정해주고, 미터는 kg과 칸델라(광도의 단위), 켈빈(온도의 단위)의 값을 정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시간의 단위인 초는 기본단위 다섯가지에나 관련되어 있습니다. 보다시피 Kg은 m(미터)와 s(초), h(플랑크 상수)로 규정됩니다.

<출처: berkeley science review, A TIME TO KILO>


 

 

'키블 저울'

 질량의 기준을 정의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과학 잡지 ‘네이처’가 2012년 판에서, ‘질량 정의 개정’을 가장 어려운 과학 실험 5개중 하나로 뽑았을 정도니까요. 새로운 ‘kg’을 플랑크 상수 값으로 정의한다는데, 사실 이 플랑크 상수값은 실험에 의해서 얻어집니다. 그러니까 실험의 정확도와 정밀도가 보장이 안 된다면, 애초 시도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키블 저울과 같은 정밀 실험의 기술이 있기에, 물체의 질량과 플랑크 상수를 연결 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리학과 수학을 활용해 고정된 상수 값으로 물리량의 정의를 바꾼다는 것은 ‘단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거대한 변화

 2018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결정된 국제단위계의 변화된 내용은 올해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부터 발효가 됩니다. 이렇게 획기적인 사건이라면, 우리 일상에는 과연 어떤 변화가 올까요? 답은 ‘변화 없음’ 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거대한 변화입니다. 과학자들은 “논리적이고 오류를 줄이려는 ‘과학적 사고’의 기본은, 표준 단위의 명확한 정의에서 출발한다”(이호성 표준연 시간센터 책임연구원)고 강조합니다. 과학계는 이후, 플랑크 상수로부터 질량을 실현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나노 및 마이크로 분야, 정밀 측정 분야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막스 플랑크는 1900년 플랑크 상수를 통해 양자가설을 세워 양자의 세상을 열었으나, 잘 이해하지도 못했고, 자신의 발견이 세상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는 더더욱 알지 못했습니다. 2019년, ‘kg’을 비롯한 국제기본단위 모두가 불변의 물리 상수를 기준으로 바뀝니다. 자연의 이치를 알아가는 자연 과학과, 일상을 바꿔주는 공학의 연결점인 ‘측정’이 정밀도를 점점 높여가는 일은, ‘단위의 통일’을 넘어서 더 큰 변화를 이루어 내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측정하고,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측정 할 수 있게 하자” (갈릴레이)



새로운 ‘Kg’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참고자료를 보세요!

※ 참고 문헌: 알기 쉬운 SI 기본단위 재정의

※ 참조 논문: 기본상수를 이용한 단위의 재정의

※ 참조 논문: 플랑크 상수를 이용한 킬로그램 재정의 및 실현 

※ 추천 영상: 국제단위계 기본단위 재정의 특집 영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기고 | 엑셈 아카데미 김현미

편집 | 사업기획팀 박예영

엑세머의 서재 | 4월, 이런 책은 어떠세요?

  

 

곧 4월입니다. '4월'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사실 4월은 공휴일이 없습니다. (ㅠㅠ) 주말을 제외하고 22일 모두 꽉꽉 채워 일을 해야 하는 달입니다. 공휴일은 없지만, 각종 기념일과 이벤트가 있기는 합니다. 4월에는 어떤 기념일과 이벤트가 있을까요? 그 날들에 어떤 책을 읽으면 기분이 UP될까요? 이번 엑세머의 서재 특별판으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만우절 (4월 1일)

 

<게으름에 대한 찬양>


 세계적인 논리학자, 철학자이자 사회운동가였던 버트런드 러셀의 책입니다. 러셀 특유의 날카로운 유머와 풍부한 지식 덕분에 러셀이 쓴 모든 책들이 다 맘에 듭니다만, 특히 이 책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오래 전 쓰여진 책인데도 요즘 시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통찰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분, 전혀 게으른 분은 아닙니다. 뛰어난 학자이면서, 계속 저술 활동을 했습니다. 사회 운동가로서도 맹활약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반전운동도 했고, 1950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60년 88세의 나이에도 100인 위원회를 구성해 반핵운동도 했습니다. 이런 분이 게으름을 찬양하다니! 만우절에 읽어볼 만한 책 아닐까요?   

 

 

2. 식목일 (4월 5일)

 

<종횡무진 시리즈>

 

 저자 중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 책의 저자 남경태 선생님은 그 중 단연 압권입니다. 지식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역사책도 쓰셨고, 철학책도 쓰셨습니다. 소개해 드리려는 종횡무진 시리즈는 역사책입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궁금했던 사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명쾌하게 해결이 됩니다. 이 책에서 얻는 교훈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역사는 늘 원인과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심어야 할 것 같은 식목일에 읽기 좋은 책 아닐까요? 

 

 

3. 과학의 날 (4월 21일)

<익스프레스 시리즈: 게놈 익스프레스+그래비티 익스프레스+아톰 익스프레스>

 

 과학책이 지난 2년간 판매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이 되는 초연결사회에서 사람들은 과학이 궁금해집니다. 생활 속 깊이 과학이 들어와 있고, 과학적 원리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과학의 벽은 일반인들에게는 높습니다. 그럴 때 과학 만화책을 읽는 것도 좋습니다. 어른을 위한 과학 만화도 제법 있으니 다행입니다. 몇 년 사이 출간된 과학 만화 중 눈에 띄는 작품이 조진호 작가님의 위의 세 책들입니다. 민족사관학교 과학 교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분입니다. 아이들에게 쉽게 과학을 가르쳐주려고 했던 노력이 계기가 되어 과학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만화이긴 하나, 깊이가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과학의 날에 가벼운 마음으로 쥐었다가 푹 빠져들 만한 책입니다. 

 

 

4. 정보통신의 날 (4월 22일)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책 제목은 얼핏 재테크 서적처럼 들립니다만,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큰 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담겨있는 책은 맞습니다. 특히 정보통신(IT)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했고, 빛의 속도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이 시대에 적합한 내용입니다. 정확히는 경제학 서적입니다. 고전적 경제학을 무너뜨리고,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복잡 적응 시스템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복잡계 경제학이 주된 내용입니다. 경제는 부를 창출하기 위한 진화 시스템입니다. 부는 진화라는 학습 알고리즘에서 오는 것입니다. 약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부분적으로 읽는 것으로도 복잡한 이 세상, 더 나아가 복잡계 경제학을 이해하는데 충분합니다. 점점 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보통신’의 날에 읽기 좋은 책입니다. 

 

 

5. 법의 날 (4월 25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XX시 외곽에 자리한 나미야 잡화점은 30여 년간 비어 있던 오래된 가게이다. 어느 날 이곳에 삼인조 좀도둑들이 숨어든다. 이들은 몇 시간 전 강도짓을 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참이었다. (출처: 인터넷서점 알라딘 책소개) 한국에서 사랑받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입니다. 대부분 읽어 보셨을 것입니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분도 술술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법의 날이라고 딱딱한 법전이나 법률학 책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도둑들 이야기로 시작되는 나미야 잡화점으로 충분합니다. 






글 및 도서 추천 | 경영기획본부 고평석 상무

편집 | 사업기획팀 박예영

Tech in Cinema |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정보/Tech in Cinema 2019.03.07 13:00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 코너 소개

 1896년, 예술과 기술의 새 시대가 열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프랑스 파리의 그랑 카페에서 상영되던 날, 사람들은 사진을 처음 경험했을 때보다 수 십만 배 더 강력한 전율을 느꼈을 겁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한 사진이 정지해 있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영상은 그야말로 기적이자 공포였을 테니까요. <열차의 도착>은 라 시오타 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을 촬영한 50초 정도의 짧은 기록 영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역사를 <열차의 도착>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영화의 등장은 강렬했습니다.      

 ‘예술’을 뜻하는 영단어 ‘art’의 또다른 뜻이 ‘기술’일 정도로 모든 예술과 기술은 서로 긴밀한 사이겠지만, 영화만큼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반응한 예술 장르는 없습니다. 흑백에서 컬러로, 무성에서 유성으로, 특수효과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이처럼 수많은 기술이 영화의 발전을 이끌었고, 반대로 영화에서 펼쳐진 상상력이 실제 새로운 기술을 태어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상업영화라고 할만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1902년 영화 <달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 1902)>도 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이 핵심인 SF(Science Fiction) 영화입니다. 어쩌면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의 운명을 일찌감치 예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부터 엑셈 뉴스레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는 기술과 영화가 100년 넘게 지속해온 운명적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영화에 대한 필자의 감상문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영화를 경유하여 다양한 첨단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정리해 보는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과학적 호접지몽(胡蝶之夢)'의 경지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세 번째 영화는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과학 열풍을 일으켰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입니다. 

 이 영화의 토대를 이루는 복잡한 과학 이론들(상대성 이론, 웜홀 이론 등등)을 관람 전에 공부하지 않더라도 주요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블록버스터이니만큼 관객에게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필요한 적절한 설명을 제공하고,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이죠. 웰메이드 SF 블록버스터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1.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무비(intermovie)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정교한 퍼즐을 짜 맞추듯 촘촘히 구축해온 그의 영화 세계는 <다크 나이트> 이후로 '인터무비'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도 있습니다(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 <덩케르크>는 제외합니다). 우선 다수의 배우들이 놀란과 2편 이상을 연속으로 함께 작업했죠. <인셉션>에서 임스 역을 맡았던 톰 하디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으로 등장했습니다. <인셉션>에서 주인공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아내였던 마리옹 꼬띠아르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미란다 테이트 역할을 맡았고요. 조셉 고든 레빗은 <인셉션>에서는 아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존 블레이크로 나옵니다. 마이클 케인이 빠진 놀란 감독의 영화는 이제 잘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네요. 그래서 어느 블로거는 놀란의 배트맨 3부작과 <인셉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주요 내용을 알아맞히는 예언을 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터무비'의 흐름은 <인터스텔라>에서도 이어집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캣우먼으로 변신했던 앤 해서웨이가 <인터스텔라>에서 브랜드 역을 맡은 것이죠. 어김없이 마이클 케인도 출연합니다. 그런데 출연자의 연속성보다 중요한 것은 <인셉션>에서 관객을 사로잡았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차원으로 이루어진 꿈속 세계가 <인터스텔라>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인셉션>의 꿈 속 세계가 <인터스텔라>에서는 5차원의 행성이나 웜홀 속 시공간으로 표현됩니다. <인셉션>이 꿈과 현실의 경계, 혹은 의식의 경계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 '철학적 호접지몽'이라면, <인터스텔라>는 시공간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과학적 호접지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호접지몽’의 경지를 보여주는 <인터스텔라>는 주관적 믿음과 객관적 사실 사이에서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참고로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인셉션>은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등장하는 놀란 감독의 출세작 <메멘토>와 접점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인셉션>이 천착한 꿈/의식의 세계와 <인터스텔라>의 배경인 광대무변한 저 머나먼 우주 공간은 인간이 오감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놀란 감독의 야심이란 얼마나 큰 것일까요? 온전히 상상으로만 재현해야 하는 미지의 세계를 영상과 소리로 표현하겠다는 것, 그것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게 해내겠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2.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휴먼(interhuman)

 

 

 <인터스텔라>는 ‘인터휴먼’이기도 합니다. 실재하는 과학 이론들을 바탕으로 정밀하게 설계한 우주 공간에서의 시간 여행이 머리에서 열을 발생시킨다면, 가족애는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경우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항성 간 거리나 은하 사이의 거리보다 더 멀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장대한 우주여행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거리가 어떻게 조정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오스카를 거머쥔 매튜 맥커너히의 호연은 그러한 ‘인터휴먼’의 여정에 선뜻 동참하도록 만듭니다. 결국 모든 것의 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죠. 

 

 

“(사람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Tech in Cinema | 서치(Searching, 2017)

정보/Tech in Cinema 2019.02.12 10:06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 코너 소개

1896년, 예술과 기술의 새 시대가 열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프랑스 파리의 그랑 카페에서 상영되던 날, 사람들은 사진을 처음 경험했을 때보다 수 십만 배 더 강력한 전율을 느꼈을 겁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한 사진이 정지해 있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영상은 그야말로 기적이자 공포였을 테니까요. <열차의 도착>은 라 시오타 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을 촬영한 50초 정도의 짧은 기록 영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역사를 <열차의 도착>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영화의 등장은 강렬했습니다.      

‘예술’을 뜻하는 영단어 ‘art’의 또다른 뜻이 ‘기술’일 정도로 모든 예술과 기술은 서로 긴밀한 사이겠지만, 영화만큼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반응한 예술 장르는 없습니다. 흑백에서 컬러로, 무성에서 유성으로, 특수효과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이처럼 수많은 기술이 영화의 발전을 이끌었고, 반대로 영화에서 펼쳐진 상상력이 실제 새로운 기술을 태어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상업영화라고 할만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1902년 영화 <달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 1902)>도 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이 핵심인 SF(Science Fiction) 영화입니다. 어쩌면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의 운명을 일찌감치 예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부터 엑셈 뉴스레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는 기술과 영화가 100년 넘게 지속해온 운명적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영화에 대한 필자의 감상문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영화를 경유하여 다양한 첨단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정리해 보는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서치(Searching, 2017)>

"모든 길은 데이터로 통한다"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두 번째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서치(Searching, 2017)>입니다. 

요즘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웨어러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마트기기가 인간의 삶에 접속해 있습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흔적과 기억은 곧 데이터로 저장돼 역사를 채워 나갑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는 시대라면, 누군가의 실종 사건도 혹시 데이터를 실마리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서치>는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어느 날 밤,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연락이 끊어진 딸. ‘설마…’하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아빠는 결국 경찰에 딸의 실종 신고를 하고 딸을 찾아 나섭니다. 영화 <서치(Searching, 2017)>는 아빠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적 스릴러입니다. 2018년 국내 개봉해 약 300만 명의 관객을 매료시켰죠. 



영화 <서치>의 플롯은 비교적 평범한 편인데요. 대신 이 영화는 스마트기기 없이 살기 힘든 요즘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독특한 화면 연출과 내러티브로 신선하다는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영화 <서치>의 러닝타임 중 대부분은 노트북 모니터 화면이 채웁니다. 실종된 딸 ‘마고 킴(미셸 라)’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아빠 ‘데이비드 킴(존 조)’이 딸의 노트북을 뒤지는 동안 보게 되는 노트북 화면, 노트북 웹캠이 촬영한 것처럼 표현한 데이비드 킴의 모습, 화상통화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의 얼굴이 시종일관 모니터 화면 위에서 절묘하게 배치되고 조합됩니다.  
(덕분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FaceTime, iMessage, iOS의 인터페이스가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애플을 홍보해주기도 하죠.)  


영화 <서치>는 화면 연출뿐만 아니라 내러티브도 일반적인 추적 스릴러와 궤를 달리합니다. 보통의 추적 스릴러에서라면 주인공은 사라진 인물의 흔적을 찾아 으슥한 골목길을 주로 헤맸을 겁니다. 이와는 달리 영화 <서치>의 주인공은 사라진 딸에게 닿기 위해 딸의 흔적이 남아 있는 '데이터'의 숲을 헤맵니다. 딸의 노트북, 이메일, 여러 SNS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데이터는 일견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지만 아빠의 집요한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쳐 하나둘 유의미한 정보로 거듭납니다. 


  
영화 <서치>는 각종 스마트기기와 다양한 SNS에 익숙한 관객을 타깃으로 독특한 기법을 활용해 색다른 감흥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우리가 '데이터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주는데요. 먼 옛날 로마 제국의 전성기에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면, 이제 모든 길은 데이터로 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Tech in Cinema |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

정보/Tech in Cinema 2019.01.04 10:45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 코너 소개

1896년, 예술과 기술의 새 시대가 열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프랑스 파리의 그랑 카페에서 상영되던 날, 사람들은 사진을 처음 경험했을 때보다 수 십만 배 더 강력한 전율을 느꼈을 겁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한 사진이 정지해 있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영상은 그야말로 기적이자 공포였을 테니까요. <열차의 도착>은 라 시오타 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을 촬영한 50초 정도의 짧은 기록 영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역사를 <열차의 도착>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영화의 등장은 강렬했습니다.      

‘예술’을 뜻하는 영단어 ‘art’의 또다른 뜻이 ‘기술’일 정도로 모든 예술과 기술은 서로 긴밀한 사이겠지만, 영화만큼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반응한 예술 장르는 없습니다. 흑백에서 컬러로, 무성에서 유성으로, 특수효과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이처럼 수많은 기술이 영화의 발전을 이끌었고, 반대로 영화에서 펼쳐진 상상력이 실제 새로운 기술을 태어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상업영화라고 할만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1902년 영화 <달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 1902)>도 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이 핵심인 SF(Science Fiction) 영화입니다. 어쩌면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의 운명을 일찌감치 예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부터 엑셈 뉴스레터에서 선보일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는 기술과 영화가 100년 넘게 지속해온 운명적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영화에 대한 필자의 감상문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영화를 경유하여 다양한 첨단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정리해 보는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만국의 외로운 창작자여, 단결하라!"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첫 번째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입니다. 현실보다 VR(가상현실) 속 세상이 더 멋지다면, 인간은 과연 어디에 발 붙여야 할까요?




제일 사적인 공간은 각자의 욕망이 솔직하게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안식처입니다. 또한 마음의 맨바닥까지 까발리는 처절한 외로움이 깊은 울음을 토해내는 곳이기도 하죠.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외로움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은밀한 장소. 거기에서 불세출의 창작자들이 태어납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가 게임에 몰두하며 유소년 시절을 보낸 그의 방에는 완벽한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의 샘이 솟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제임스 할리데이가 지독한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게임은 그의 절친이었죠. 그가 게임 개발자가 된 이후에는 자신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그의 친구가 되었고, 그는 친구들에게 '오아시스'라는 최고의 선물을 전하고 싶었을 겁니다. 

게이머들에게 '나처럼 게임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오타쿠여도 괜찮아'라는 위로를 전한 제임스 할리데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키스할 용기조차 없었을 만큼 소심하고 외로웠던 사람. 그러나 게임의 세계에선 신이 된 사람. 가장 위대한 창조물은 가장 막대한 외로움이 빚어내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어쩌면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적용되지 않을까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수많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은 길고 긴 외로움의 시간을 견딘 창작자들이 세상에 전하는 수줍은 러브레터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그 러브레터들을 하나하나 오롯이 전달하는 우편배달부 역을 기꺼이 자임했습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영화 전체가 각종 대중문화의 레퍼런스를 찾는 재미를 선사하는 거대한 '이스터 에그'입니다. 배트맨,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 건담, 처키, 오버워치 등 누구나 한 번쯤 보거나 들어봤을 법한 널리 알려진 캐릭터와 소품이 관객을 반깁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수의 팬층을 확보한 캐릭터들도 매력을 뽐내는데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는 캐릭터의 성찬을 마주하는 관객의 즐거움은 완행이 아니라 직행입니다.


근대 이전의 예언자가 샤먼이나 신이었다면, 현대의 예언자는 SF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미래 사회의 풍경은 머지않아 현실과 오버랩되기 시작하고, 결국 익숙한 현실을 과거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영화적 상상력은 신기술의 발전을 추동하는 기폭제가 되곤 하죠.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라는 홍보 카피처럼 VR(가상현실) 관련 기술이 극도로 발전된 미래를 배경으로 상정합니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시궁창 같은 현실과 대비되는 환상적인 가상현실의 세계 '오아시스'. '오아시스'를 개발한 제임스 할리데이는 "Reality is the only thing that is real(현실이야말로 유일한 진짜)"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인생엔 '오아시스'와 같은 완벽한 가상현실이 아니더라도 악다구니판 같은 현실을 잠시 잊게 해줄 '상상 속 현실'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 '상상 속 현실'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양식에 매료된 수많은 창작자들에 의해 구체화된다는 것을. 그러니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게임의 플레이어를 호출하는 신호이자 창작자를 호명하는 외침이기도 합니다.   
"만국의 외로운 창작자여, 단결하라!"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 2019.01.30 12:35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 너무 잘읽었습니다.. 현대의 예언자는 sf, 욕망을 드러낼수있는 안식처인 VR 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고 와닿네요..!

엑세머의 서재 | 지적자본론 (知的資本論)


저자 | 마스다 무네아키



우리는 서드 스테이지에 있다. 

1. 퍼스트 스테이지: 부족한 물자를 요구하는 단계

2. 세컨드 스테이지: 안정된 상황 속에서 다종다품을 원하는 단계

3. 서드 스테이지: 넘쳐나는 물건과 서비스 속에서 고유한 취향을 선망하고 ‘제안’을 필요로 하는 단계

- 미래의 기업은 제안과 기획을 통해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모든 사람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바로’라고 말하는 이유 

- 각종 보고서나 기획서를 바로 제출하라고 하는 이유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지 않은 컴퓨터나 데이터가 들어 있지 않은 컴퓨터를 아무리 전압을 올리고 시간을 들여도 아웃풋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도 컴퓨터와 같아서 열심히 생각하고 보고하기까지 시간을 길게 확보해도 결국 아웃풋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바로’ 아웃풋을 하라고 요구한다. 아웃풋이 있으면 데이터나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는다. 그런 조언들을 더하면 ‘좋은 기획’이 생긴다.

- 자신의 데이터나 자신의 프로그램 따윈 특별할 게 없다고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서평 | 경영기획본부 고평석 상무

작성 | 사업기획팀 박예영